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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허수아비

풍년 들판 쓸쓸히 혼자 지키는
 
비스듬히 기운 중년의 허수아비
 
 
 
허기진 뒷 모습
 
참새들 조롱하네
 
맴돌면 수군수군
 
아랑곳없네
 
 
 
외상으로 마신 막걸리
 
연분홍 화장을
 
늦가을 서리 내리면
 
이모습 감출까
 
 
 
힘겨워 굴러가는 달구지
 
내년엔 허수아비 마누라
 
밤새워 만든 옷 볼수나 있을까
 
 
 
게으른 소 걸음
 
참새들 입방아에 빨라진 달구지
 
길나선 허수아비 어딜 가시나

장일하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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