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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아시아로 회귀

안유회 뉴스룸 에디터·국장

안유회 뉴스룸 에디터·국장

지난달 29일 국방부 홈페이지에 마크 밀리 합동참모회의 의장의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 발언을 요약한 글이 올라왔다. 제목은 ‘밀리 의장, 중국과 러시아와 전쟁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고 발언’이다. 핵심은 두 가지다. “미국은 중대한 국가안보 이익에서 처음으로 2대 주요 핵 강국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로 남아야 한다.” 제목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다’지만 방점은 ‘중국과 러시아와 전쟁’에 찍혀있다.
 
미국 독주를 유지해 국가 안보를 지키겠다는 전략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인 2011년 아시아 회귀로 시작됐다. 그때의 목표도 중국이었다. 경제적으로는 환태평양동반자경제협정(TPP)으로 중국을 배제하고 군사적으로는 한미일을 동맹으로 묶어 대응하는 것이었다. 식민지를 경험한 한국이 일본과 동맹을 꺼리자 웬디 샤먼 국무부 정무차관이 한국에 일본과 과거사를 묻고 미래로 가라며 “정치 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건 어렵지 않다”고 말해 시끄러웠던 것이 그때다.
 
자본주의로 들어온 중국은 저임금을 수출하고 미국은 물가를 안정시켰다. 하지만 아시아 회귀 전략이 나올 때쯤 중국 상품이 미국의 일상을 지배했다. 미국의 제조업은 약해졌고 그 대가를 코로나19 발생 때 치른다.
 
중국 견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시작해야 했다는 주장도 많지만, 미국은 2001년 10월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시작한 테러와의 전쟁만으로도 버거웠다.
 


그 사이 2014년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하면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다. 1991년 연방 붕괴 이후 힘을 잃었던 러시아의 대국굴기였다.  
 
2020년 3월 코로나19 비상사태를 선언한 미국은 2021년 8월 어쩔 수 없이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함께 테러와 전쟁을 끝냈다. 2조 달러나 쏟아부은 테러 전쟁의 부담을 덜어낸 미국은 코로나19로 커진 반중국 정서 속에서 아시아 회귀 시즌2를 시작했다. 시즌1 당시 부통령은 대통령이, 국무부 정무차관은 국무부 부장관이 되었다.  
 
그사이 추가된 러시아의 부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으로 견제에 성공하고 있다. 다시 중국이 남았다. 경제적 고립, 군사적 압박은 시즌1보다 강력하다. 경제적으로는 반도체, 배터리 등 미래산업의 동력을 약화하고 군사적으로는 가장 강력한 대만 카드를 뺐다.
 
한미일 동맹도 다시 나왔다. 시즌1의 교훈 때문인지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식민지배의 과거를 청산하고 동맹을 맺으라는 압박을 대놓고 하지 않지만, 속도는 훨씬 빠르다. 대신 경제적 이익은 최대한 챙기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은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목에서 너무 빠른 속도로 중국 시장을 잃고 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영국, 프랑스는 일제히 군사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 75년 중립국이었던 핀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놀란 폴란드는 급속도로 군비증강에 나섰다. 오랜 기간 자유무역 체제의 순풍 속에 있던 세계는 군비경쟁의 위험한 게임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한편에선 각자도생이 시작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거래에 위안화 사용을 시작했고 중국에서 오랜 적대관계였던 이란과 손을 잡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또 미국 보란 듯이 러시아와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 인도는 중국 포위망에 거리를 두고 있고 베트남과 필리핀은 중국의 팽창에 맞서 떠났던 미군에 항구를 다시 개방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중국 방문 뒤 유럽은 미국의 추종자가 아니라는 강성 발언까지 했다. 그만큼 정세는 심상치 않고 믿을 건 자국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안유회 / 뉴스룸 에디터·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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