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론] 사기꾼들은 이민자를 노린다
한인 사회에 자주 거론되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사기 문제다. 과거에는 말이 통하는 한인들끼리 직접 오가는 사기가 많았다면, 소셜네트워크 시대가 된 요즘에는 전화, 문자메시지,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비대면 사기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이러한 특징은 사실 한인 사회의 문제만은 아니다. 지난 2021년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발표한 유색인종 커뮤니티 사기 실태 보고서(Serving Communities of Color)는 이러한 실태를 잘 나타내고 있다. 대다수 이민자와 유색인종들은 언어장벽, 법에 대한 지식 부족, 공권력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 미국 출생 주민들보다 사기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이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FTC가 최근 발표한 2022년 가장 많았던 사기실태(the top five scams of 2022)는 소개할만한 가치가 있다. 마리아 마요 FTC 소비자대응 과장에 따르면 지난해 FTC에 신고된 사기 건수는 240만 건으로, 2021년의 290만 건에 비해 많이 줄었다. 그러나 사기 피해액은 전년 대비 88억 달러나 늘었다.
지난해 가장 유행한 사기 유형은 위장사기(Imposter fraud)다. 사기꾼들이 정부기관이나 은행, 대형 업체로 위장해 돈을 뜯어내는 방식으로, 피해액은 2021년 4억5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6억6000만 달러로 늘었다.이어 투자사기(investment scams)가 3억8000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투자사기의 대다수는 이른바 암호화폐(cryptocurrency scams) 사기이며, 1건당 평균 피해액은 5000달러였다.
로맨스 사기(romance scams) 피해도 갈수록 늘고 있다. 여성이나 남성의 이름을 도용해 사귀자거나 결혼하자면서 거액을 송금할 것을 요구하는 사기다. 예를 들어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피치즈 스테그로라는 여성은 87세 홀로코스트 생존자에게 통장 금액 전액을 사기 쳤다가 지난 1월 25일에 체포됐다.
이같은 사기는 인터넷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마요 과장은 설명한다. 가짜 정부기관, 가짜 은행 웹사이트, 또는 엉터리 암호화폐 홈페이지나 앱, 또는 가짜 남성 혹은 여성 명의의 계정을 만들어놓고 돈을 요구하는 것이다.
사기꾼들은 특히 이민사회를 노리고 있다고 FTC소속 로사리오 멘데즈 변호사는 지적한다. 예를 들어 라티노 커뮤니티의 경우 타인종에 비해 은행, 대출, 채권추심, 투자사기 등의 신고비율이 높았다. 또한 재택근무로 돈을 벌 수 있다며 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사례도 있었다. 또한 흑인 커뮤니티에서는 학자금 대출 탕감 사기, 대출 사기가 많았다.
FTC는 현재 한국어를 비롯해 11개국 언어로 사기방지 요령을 안내하고 있다고 크리스티나 미란다 FTC 소비자보호담당관은 소개한다. 미국에 처음 도착했거나, 미국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기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FTC의 한국어 사기방지 및 신고 요령은 웹사이트( https://consumer.ftc.gov/features/consumer-education-multiple-languages-korean)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FTC는 온라인( reportfraud.ftc.gov)으로 사기 신고도 접수하고 있다. FTC는 또한 사기 방지 및 신고요령 핸드북(Spotting, Avoiding and Reporting Scams: a Fraud Handbook)도 만들어 이민자들에 무료배송을 하고 있다.
이종원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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