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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그랜드 캐년은 말한다

너는 보는가 나의 이 장엄한 역사를
 
너는 보는가 나의 이 웅장한 광경을
 
너는 보는가 나의 이 유구한 세월을
 
 
 


너는 아는가
 
나의 태곳적부터의 비밀과
 
내가 겪어온 험난한 풍상과  
 
나의 시련의 세월들을
 
 
 
너는 느끼는가
 
나의 지나온 외로움과  
 
나의 눈물의 역사와
 
나의 운명의 순간들을
 
 
 
갈대와 같은 너는 알 지어다
 
너는 가장 연약한 존재이며  
 
한줌도 안 되는 먼지임을
 
 
 
너는 깨달을 지어다  
 
너는 다져지고 빚어지기를 기다리는
 
한줌 토기장이의 진흙임을
 
 
 
점과 같은 너는 알 지어다
 
오로지 너는 한 순간의 존재이며
 
또 내일 일을 모른다는 것을
 
 
 
그러나 내일 일을 모르지만 너는
 
반드시 너의 운명을 다시 맞이해야 할  
 
영원한 존재임을…

이창수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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