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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읽기] 클래식 전용 앱

애플이 아이폰에 기본 설치된 음악 앱 외에 별도의 클래식 음악 전용 앱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500만 개 이상의 트랙과 독점 앨범 등으로 구성되었다고 하는 이 앱은 기존 애플 뮤직 이용자들이라면 추가 요금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음악 앱에서도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는데 왜 굳이 별도의 앱을 만드는 걸까.
 
모든 종류의 음악이 한자리에 섞여 있는 기존의 음악 앱에서 클래식을 들어본 애호가들이 느끼는 불만 때문이다. 교향곡 전곡이 올라와 있는 경우가 드물고 대부분 악장별로 쪼개져 올라온다. 팝과 같은 다른 종류의 곡처럼 취급하고 있어서 그렇다. 게다가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번호 61’처럼 긴 제목을 갖고 있고, 유명한 곡의 경우 무수하게 많은 연주자들의 버전이 존재하기에 클래식에서 특정 연주자, 특정 작곡가의 곡을 찾는 건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를 찾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클래식 애호가들은 연주자와 음반에 관한 정보를 많이 원하는데 기존 음악 앱에서는 이 욕구를 충족하기가 어렵다.
 
기술적인 문제도 있다. 클래식 음악은 최소 음량과 최대 음량의 차이가 커서 아주 작은 볼륨으로 섬세하게 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중음악과 섞여 있으면 볼륨을 따로 크게 키워야 한다. 애플은 이런 애호가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사가 자랑하는 무손실(lossless)과 공간(spacial) 음향 기술을 모두 활용해 최적의 클래식 음악 청취 환경을 만들겠다고 한다. 애플 제품의 뛰어난 장애인 접근성에서도 볼 수 있지만, 소수 사용자의 만족도 완벽주의적으로 추구하는 애플 특유의 고집이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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