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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펜타닐에 위협 받는 청소년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여러 가지 있다. 좀처럼 타협이 어려울 것 같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립, 심각한 빈부 격차,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러시아와의 대결 등이다. 하지만 국내 문제는 새로운 정책을 통해서, 외국과의 문제는 외교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정치, 외교적 난제 못지않게 무섭고, 어떤 면에서는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기조차 하는 위험이 있는데  바로 마약, 펜타닐 사용의 급속한 확산이다.  
 
한 언론보도에 의하면, 작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이 3억7900만 개나 팔렸다고 한다. 많은 미국인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엄청난 양이다.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50배가 독하고, 연필 끝에 묻은 소량만으로도 치명적인 독약이 될 수 있다고 한다.  2021년에 10만 명이 약물 중독으로 숨졌는데  그중 3분의 2가 펜타닐이 원인이었다. 현재 펜타닐은  대도시는 물론 중소 도시에까지 퍼져 있어 이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없다는 게 관계기관의 발표다.    
 
도대체 이 무서운 마약은 어떻게  미국으로 들어와 전국으로 퍼지고, 수많은 생명을 파괴하고 있을까?  국경수비대와 관계 기관의 발표에 의하면, 상당량의 마약이 미국인들에 의해 반입되고 있다. 자동차 등에 마약을 숨겨 국경을 넘어온다는 것이다. 작년에도 멕시코 국경검문소에서만 수억개의 펜타닐을 압수했다고 한다. 펜타닐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10대 청소년들이 처음에는 가벼운 진통제로 생각하고 사용하기 시작했다가 중독에 빠져  생명을 잃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수천 년 동안 꾸준하게 이어온 인류의 질병과의 투쟁에서 획기적인 업적 몇 가지를 꼽으라면 진통제 개발이 첫 번째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진통제 사용 전에는 큰 수술은 물론, 이빨을 빼려고 치과에 갔던 환자도 고통에 못 이겨 숨졌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진통제 개발이 의학 발전에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가를 알려주는 내용이다.    
 


문제는 의학의 발전과  생활수준 향상으로 진통제를 필요로 하는 기준이 크게 낮아졌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참고 견딜 수 있었던 가벼운 두통이나 피로감도 의학이 발전하고 전문화되면서 의사의 진료와 처방을 받는 ‘병’이 됐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신체적인 병보다 정신적인 불안감 때문에 약을 먹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압박감, 불안감, 고독감 등을 견디지 못한 청소년들이  펜타닐같은 약을 임시 위안의 수단으로 의지하게 되었다는 진단이다.  
 
최근 미국사회를 충격에 빠지게 한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한 명문가의 가족 살인사건도 마약중독에서 비롯됐다. 마약중독이라는 구렁텅이에 빠져들면 혈연도, 체면도, 인격도, 교육도, 재산 도 아무 소용이 없어지고, 결과는 인생 파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자나 깨나 마약 조심’ 이라는 표어라도 여기저기 붙여 두는 것이 효과가 있을까?  

김순진 /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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