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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의 치안 공약

박춘호

박춘호

시카고 주민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하는 것은 단연 치안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각종 범죄가 폭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 역시 치솟고 있다. 이전까지 불안한 시카고의 치안이 일부 지역, 일부 인종에만 편중된 사안이었다면 이제는 시카고 어느 곳에서든지 강력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이 대부분 시카고언의 생각이지 아닐까 싶다. 그만큼 불안한 치안은 평범한 시카고 주민들의 일상까지 파고든 문제가 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카고 시장 선거 결선투표에 진출한 폴 발라스, 브랜든 존슨 후보의 치안 대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어느 후보가 어떤 생각으로 치안 문제를 대하고 있으며 해결책은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지를 유심히 살펴봐야 할 때다.  
 
일단 두 후보의 성향을 파악하면 기본적인 입장을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발라스 후보는 비교적 상대 후보에 비해 중도, 보수적인 성향으로 파악된다. 그를 후원하는 단체가 공화당 성향이 많을 뿐만 아니라 예비선거에서 그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그룹이 경찰 노조였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경찰 노조는 발라스 후보에 대해 공식 지지 선언을 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경찰 개혁 문제 등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라스 후보는 우선 경찰에서 떠난 퇴직자 중에서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될 경우 시카고 경찰로 다시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시카고의 경찰 인력이 1만3000명 수준이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빈 자리에 1500명을 채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빈 자리를 퇴직한 경찰로 채우겠다는 것이 발라스 후보의 입장이다.  
 
그리고 경찰 예산을 적어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확인했다. 아울러 경찰이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 이전 발언에 대해서는 더 많은 주민들을 체포해 수감시켜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경찰에 대한 훈련을 강화한 뒤 모든 지구에 경찰을 투입해 커뮤니티 주민들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발라스 후보는 또 CTA를 전담 관리하는 순찰팀을 300명으로 증원하고 3년내 경찰로 복직할 경우 기존 복무 연한을 인정해 주겠다고도 밝혔다.      
 


존슨 후보는 비어 있는 경찰 인력을 즉각적으로 채우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경찰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현장에 투입되기까지는 적어도 2년 이상이 걸리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존슨 후보가 언급한 방향은 경찰 인력 중에서도 강력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직을 200명 늘리는 것이다. 또 1억5000만달러의 예산을 경찰국내 다른 부서에 투자해 보다 효율적인 경찰 운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홍보팀과 행정 지원 업무, 그래픽 디자인, 사진 등의 업무를 다시 평가해 예산을 재배정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시카고 경찰이 소수계 주민들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며 특정 지구에는 지나치게 많은 경찰이 배치되는데 비해 우범 지역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이 배치되는 상황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일각에서 경찰 예산 중단을 찬성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존슨 후보는 경찰의 예산과 인력이 아니더라도 가능한 정신 치료 등에서는 이를 비영리단체 등에 맡겨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아담 톨리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슈가 됐던 총격 탐지 장치인 ShotSpotter에 대해서는 무리한 경찰 추적 등의 원인이 된다며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카고의 치안 문제는 최근 개선의 조짐이 보이고는 있지만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이슈인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정 지역, 특정 주민들이 아니라 일반 주민들의 일상 생활에 까지 영향을 끼칠 정도면 분명 다른 사람들만의 문제라고 치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카고 시장에 당선될 수 있는 후보들의 치안 대책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후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점은 다행히도 경찰과 주민과의 협력을 중시하고 이를 토대로 지역 치안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는 점이었다. 현재 시카고 경찰과 주민들의 양상을 보면 주민들은 경찰이 불안한 치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는 듯 하다. 특히 우범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경우 취약한 지역을 방치하고 다른 지역으로 범죄가 확산되지 않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시카고 경찰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역시 최근 강화되고 있는 각종 규제와 제한들로 인해 보다 적극적으로 범인 색출이나 추적 등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기도 하다.  
 
일례로 현재 시카고 경찰로 근무하고 있는 한 현직 경찰은 목숨을 걸고 범인 체포에 나섰다가 자칫 경찰력 남용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무력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주민들의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굳건하지 못하면 치안 문제가 개선되기는 힘들다. 동시에 경찰이 적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제반 사항이 갖춰지지 못하면 치안 개선은 공허한 외침에 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카고 유권자들은 4월4일 치러지는 시장 결선투표에 임하면서 어떤 후보가 현재 시카고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으면서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고 있는지를 유심히 살펴야 할 것이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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