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자영업 파산 2월 들어 20% 급증
정부지원 종료·매출 감소 영향
90%가 SBA 관련 챕터7 폐업
대출금, 생활비·모기지 전용도
개인파산 신청 큰 변동 없어
LA, OC, 샌타바버라, 밸리 등 센트럴 지역 한인들 대상으로 파산법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켈리 장 변호사에 따르면 지난달 파산 신청 건수가 전년 동월보다 20% 증가했다.
장 변호사는 “파산신청의 90%가 SBA대출 관련 챕터7 폐업 케이스로 대부분 대출 규모가 10~20만 달러인 스몰 비즈니스”라며 “지난해 연말부터 정부의 경제피해재난대출(EIDL) 상환이 시작되면서 업체들의 재정적 부담이 커졌기 때문인 듯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전문가는 중소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가한창일 때SBA대출을 쉽게 받았는데 지난해부터 물가 잡기에 나선 연방 정부가 기준금리를 단기간에 가파르게 올리면서 변동 이자가 적용되는 SBA 페이먼트 부담이 급증한 것도 일조했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고물가에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면서 업체 매출도 감소하면서 대출 상환이 어려워져 파산신청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파산신청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케이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운영 등 비즈니스 목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SBA 대출금을 생활비로 쓴다든지 모기지 페이먼트, 심지어 주택구매 다운페이 등 다른 용도로 전용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변호사는 “팬데믹 이후 SBA에 대한 감사가 늘고 관련 기록 제출 요구도 급증하고 있다. 심지어 히어링 출석 요청까지 있을 정도다. 적합한 사용처 기록이 없을 경우 파산하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개인 파산 신청 건수는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변호사는 “한인들은 버틸 때까지 버티다 법원 판결 후 차압이 시작되면 그제야 파산신청을 알아보는데 미리 전문가 상담을 통해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CBS뉴스가 법률연구업체 에픽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1월 접수된 파산신청은 총 3만1087건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9%가 급증했다.
이 같은 파산 증가는 이자율 상승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함에 따라 가계나 스몰 비즈니스들이 자금 압박을 받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미국파산연구소의 에이미 쿼큰보스 수석 디렉터는 “정부로부터 더는 현금 지원이 없기 때문에 일부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인난, 우크라이나 전쟁,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파산 신청하는 비즈니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용카드 관련 소송도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대형 은행, 신용카드업체들이 연체 부채가 3000~6000달러 정도만 돼도 소송을 제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전에는 8000~1만 달러 정도 연체될 경우 콜렉션 에이전시에 넘기고 해결이 안 되면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을 진행했으나 지난 3년간은 콜렉션 없이 바로 소송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업체 중에서 디스커버와 씨티은행이 소액 소송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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