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빗방울
가는 비가 속삭이며 내려 앉습니다쇠한 흙 알갱이들이 화색이 돕니다
수줍은듯 쬐끔 솟아오른 새싹들이
살판 났습니다
조금더 굵게 내리면서
창가를 두드립니다
빗방울 협주곡이 시작됩니다
빗방울들의 연주를 듣노라면
마음속 응어리 들이
잔잔해집니다
내가 빗방울처럼
누군가의 어지러운 마음을
진정시켜 준 적이 있었나
생각해 봅니다
솔잎 끝에 달린 빗방울 처럼
영롱하고 깨끗할 수 있기를
꿈꿔봅니다
빗방울,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살립니다
아름답고 귀합니다
정화성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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