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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추억의 별 잔치

밤하늘의 별 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많은 사람이 평생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한다고 들었다.  
 
싱가포르에서는 한밤중에도 하늘은 훤한 채로 남아 있어, 깜깜한 밤하늘을 보기가 어렵다고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산업화된 나라의 큰 도시의 사정은 비슷할 것이다. 은하수가 도시의 하늘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인 것은, 전기 없이는 잠시도 일상생활을 영위해 갈 수 없는 현대인의 생활양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겠다.  
 
이제는 잃어버린 밤하늘의 은하수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때인 것 같다. 아무런 노력도 없이 산업화에 편승한 채 무대책으로 있으면 도시나 근교에서는 밤하늘을 장식하는 ‘장엄한 별 잔치(Starry Majesty)’를 감상할 기회를 영원히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140억 년 전에 무한한 질량과 밀도를 가진 하나의 점이 폭발하여 생겨난 우주가 팽창을 계속하면서 신비롭고 황홀한 억겁의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고 천체 과학자들은  말한다. ‘빅뱅’으로 생겨난 원소는, 수천억 개의 별과 은하수의 탄생을 가져옴으로써 말로써 표현할 수 없는 신비스러운 세계를 낳은 것이다.  
 


미국 우주항공국과 유럽 입자연구소가 공동으로 확인한 암흑물질(Dark Matter)이, 우주를 움직이는 에너지원으로 알려지면서 과학계의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한다. 우주 질량의 1/4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암흑물질은, 아무런 빛도 발하지도 않고 반사하지도 않기 때문에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이 암흑물질은 적외선, 자외선, 감마선, X선, 전파 등으로도 관측되지 않고 오직 중력을 통해서만 인지되는 신비의 물질이라고 하는 칼럼을 ‘타임’지에서 읽은 적이 있다.  
 
1933년 캘텍 교수로 재직 중이던 스위스의 천체 물리학자인 프리츠 츠비키가 중력을 지닌 암흑물질의 존재를 인식하고 은하가 중력을 바탕으로 은하계의 중심을 공전한다고 처음으로 주장하였는데, 이 암흑물질의 존재 가능성은 또한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원리로도 검증될 수 있다고 한다. 높은 질량의 물질 옆을 지나는 빛은 휜다고 하는데, 이는 암흑물질의 존재 가능성을 예측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으로, 이의 규명이 곧 우주생성의 신비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에 이 암흑물질이 어느 순간  팽창을 멈추고 수축하기 시작한다면, 우주는 다시 하나의 조그만 점으로 환원되고 말 것이라는 것이다. 수축 팽창의 과정은 우주를 정적인 것이 아닌 역동적인 흐름으로 인식하게 하며, 이는 은하수도 영원히 존재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없다는 말로 해석된다.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태어난 모든 것은 죽는다. 별들도 예외는 아니다. 천체 과학자에 의하면, 수명을 다한 별이 엄청난 폭발과 더불어 최후를 맞게 되면 우주 공간에 뿌려진 원소가 이합집산을 거쳐 또 다른 새로운 별로 태어나게 된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지금 밤하늘에 반짝이고 있는 수많은 별은 이미 자신의 몸을 불태우고 사라진 다른 별들의 후신인 셈이다.  
 
잃어버린 은하수를 언제 다시 찾게 될지 모르겠다. 어린 시절 무더운 여름밤에 고향 집 앞마당에 멍석을 깔아놓고 엄마와 함께 수박을 잘라먹으며 밤하늘에 펼쳐진 황홀한 별 잔치의 장관에 넋을 잃던 추억이 어제의 일처럼 떠오른다.  

나만섭 / 전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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