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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 경찰 지구 위원회

박춘호

박춘호

28일 실시되는 시카고 지방선거에서는 시장과 시의원, 재무관, 서기관 뿐만 아니라 선출하는 조직이 또 하나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구성되는 경찰 지구 위원(Police District Councils)이다.  
 
경찰 지구 위원은 말 그대로 시카고 경찰 지구대에 세 명씩 배정됐고 주민들의 선거로 선출된다. 현재 시카고는 22개의 경찰 지구대가 있기 때문에 모두 66명의 경찰 지구 위원들이 새롭게 마련되는 자리에 뽑히게 되는 것이다.  
 
출마한 경찰지구위원 후보들은 모두 120여명. 단순 경쟁률은 한 자리에 두 명이 채 안되게 입후보를 한 셈이다. 일부 위원직에는 출마 후보가 적어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곳도 물론 있다. 그만큼 처음 시행되는 제도에 시민들의 관심이 아직 부족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경찰 지구 위원이 만들어지게 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초기 있었던 인종 차별 시위와 관련이 깊다.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해 시카고에서도 항의 집회와 시위, 약탈이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을 감시할 수 있는 주민 조직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에서 경찰 지구 위원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와 유사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줄곧 제기됐지만 주민 투표로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발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결국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으로 경찰을 통제하고 가이드할 수 있는 길이 제도적으로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경찰 지구 위원회의 신설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제약도 따른다. 우선 위원들은 월 500달러의 보수를 받고 월1회의 정기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임기는 4년이다. 위원들의 권한은 권고에 그친다. 즉 매달 경찰과의 회의를 통해 해당 지구의 이슈가 무엇이고 어떤 치안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한 뒤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경찰에 권고하지만 여기에 강제력은 없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권고를 해도 경찰이 이를 지키지 않으면 이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현재로서는 없는 셈이다.  
 
물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가 있기는 하다. 경찰 지구 위원회가 7명으로 구성되는 공공안전커뮤니티위원회(Community Commission for Public Safety and Accountability)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공공안전커뮤니티위원회의 가장 큰 역할은 시카고 경찰청장을 포함한 경찰 인사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최종 결정권은 시장과 시의회에 있지만 위원회가 직책에 가장 적당한 인물이라고 판단해 해당 인사를 추천할 수 있다라는 점은 분명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라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미 현재 경찰청장이 시장 선거가 끝난 뒤 물러나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기 때문에 다음 경찰청장 선임에서 공공안전커뮤니티위원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경찰지구위원들을 친경찰계와 반경찰계로 분류하고 있다. 기존 시카고 경찰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크기 때문에 커뮤니티 활동가들이 대부분 반경찰계로 분류돼 주민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경찰 출신의 위원 후보들은 경찰 내부의 입장과 속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위원회의 설립 목적인 경찰-커뮤니티간 커뮤니케이션을 잘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결국 경찰지구위원회가 설립 취지대로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관심과 참여로 자격 조건이 충분한 위원을 선출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는 경찰청장과 시장, 시의회의 입장도 중요하다.  
 
시카고는 이미 불안한 치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범죄 발생 현황을 보면 팬데믹 직후에 비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살인과 총격사건 발생은 역대 최악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수준이다. 이번 시장 선거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슈가 치안이라는 점이 여러 여론조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문제는 치안 개선이 단 하나의 제도 마련이나 경찰국장 임명, 경찰 인력과 예산 증액 등의 조치로는 가능하지 않다라는 현실이다.  
 
시카고의 불안한 치안 문제는 고질적인 인종별 분리 거주 현상과 불균등한 지역 개발, 특정 지역에 몰린 일자리 창출 등 복잡한 사회 문화적인 요소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 지구 위원회 설립이 경찰과 지역 주민과의 열린 소통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받아들여진다.  
 
사실 현실에서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은 보통 문제 자체에서 기인한 것이라기 보다는 이것이 잘못 전달되고 이해 관계자들 사이에서 충분한 의사소통이 부재한 경우에 폭발하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이런 소통의 부재를 어느 정도 불식하고 사고 예방을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경찰과 지역 주민과의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제도라면 충분히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출발이 지방선거를 대하는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인 것 역시 자명하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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