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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과 가치 이해하기] 인플레·고금리 시대엔 우량주 포트폴리오 유리

저금리 환경엔 성장주 유리, 고금리엔 가치가 더 나아
둘 중 하나 배제보단 상대적 비중 조정하며 분산해야

올해 들어 시장이 상승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지난해 10월의 저점이 ‘베어마켓’의 저점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그러나 아직 확신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시장을 힘들게 했던 리스크(risk)들 중 없어진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성장·가치 개념 이해
 
투자자들은 주식 포트폴리오를 운용할 때 두 종류의 기본분석적 접근법을 고려한다. 성장 투자와 가치 투자다. 성장 투자와 가치 투자는 서로 다른 투자 스타일이다. 철학도 다르다. 하지만 둘 다 어디에 투자기회가 있는지를 판단하려고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투자회사들도 종종 시장과 관련해 성장주 위주, 혹은 가치주 위주의 장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곤 한다.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불황 우려 등 시장환경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잘 대응하며 적절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운용하기 위해선 어디에 기회가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성장 기업은 먼저 매출, 기업실적 성장세로 생각해볼 수 있다. 시장 전반에 비해 매출이나 실적 성장세가 현저히 빠른 기업들을 의미한다. 여기서 구별할 것은 매출 규모, 실적 규모 자체가 큰 것이 아니라 그것이 늘어나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혼동하기 쉬운 부분이다.  
 
어쨌든 이들 성장 기업은 대체로 배당이 없다. 이익을 나누는 것이 급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키워야 하는 단계에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시장 전반에 비해 변동성이 높다. 잠재적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호재와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주가 역시 시장 일반보다 더 높게 책정된다.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자들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탓이다. 나중에 돈을 많이 벌 것을 기대하고 지금 더 높은 가격을 주고 살 의향이 있다는 의미다.
 
반면 가치 기업은 시장 전반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다는 인식이 있다. 실제 수익모델이나 매출, 실적 등에 기반을 둬 볼 때 충분히 더 받을 수 있는 데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여기 해당한다. 대체로 이미 자리가 잡힌 기업들이다. 그래서 매출이나 실적을 급격히 끌어올릴 만한 기회가 잘 없다. 이미 충분히 포화상태인 셈이다.  
 
하지만 성장세가 덜하다고 해서 돈을 못 버는 회사가 아니다. 오히려 해당 시장에서 점유율도 높고 수익도 꾸준히 만들어내는 기업들이다. 그래서 투자자들에게 배당 형태로 이익을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실제 기업가치보다 주가가 낮게 책정돼 있다고 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제값을 받는 쪽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가치 투자는 배당과 함께 결국 제값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이 부분을 보고 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어떤 방식이 유리한가
 
최근의 단기 상승장은 성장주가 선도하고 있다. 지수로 보면 나스닥이 주로 성장주로 구성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는 가치주가 우세했다. 다우가 가치주 지수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성장과 가치는 우세 시기를 달리한다. 지난 20년을 보면 성장 투자가 우세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2022년을 맞이했던 대부분 투자자의 포트폴리오는 성장주 비중이 컸다.  
 
반대로 가치주 비중은 적었다. 시장 흐름이 가치 주도로 바뀌는 시기였기 때문에 성장주 위주였던 대부분의 포트폴리오는 지난해 고전했다. 대표적인 가치 섹터인 에너지는 지난해 64%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하이테크 기업이 많이 포함된 미국의 성장주는 30% 가까이 손실을 봤다. 지난 20여 년간 시장의 전반적 흐름은 성장주 위주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3년을 자세히 보면 변화가 감지된다.
 
성장주는 보통 금리가 낮거나 인하되는 환경일 때 선전한다. 지난 20여 년간의 환경이다. 단순화해서 이해하자면 저금리는 비용 절감을 의미한다. 재투자하고 확장하며 성장하기 위한 자금조달이 용이했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이 성장주를 선택하는 것은 미래에 돌아올 성장의 열매에 대한 기대다. 저금리 환경은 투자자들이 성장의 미래를 기다리는 데 들이는 비용 역시 상대적으로 싸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리 말해 금리가 낮으면 돈을 좀 더 내도 그만큼 마음 놓고 투자하고 기다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성장주는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금리가 올라가면 기업도 비용부담이 늘기 때문에 성장동력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반면 가치주는 배당금을 지급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한 대가로 즉시 배당이 돌아오기 때문에 금리에 덜 민감할 수 있다. 이미 수익이 환원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고 할 때 금리가 오르는 환경은 가치주에 유리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대응
 
성장과 가치를 포트폴리오 운용에 반영하는 방식은 한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현 상황은 금리인상과 지정학적 변수, 불황 우려 등 다양한 리스크가 여전한 환경이다. 그만큼 변동성도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성장주 비중이 너무 높았다면 이를 좀 줄이는 대신 가치주 비중을 늘리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시장환경에 따라 성장과 가치의 비중을 조정하는 것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한쪽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시장환경의 변곡점을 정확히 판단하는 일은 어렵기 때문이다. 축적된 투자 경험의 역사가 증명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성장 투자와 가치 투자는 서로 다르지만 각자 장단점이 있다. ‘타이밍’을 하는 것보다는 투자를 유지하며 성장과 가치 사이 분산을 유지하기가 쉽다. 분산을 유지한 상태에서 비중을 어느 쪽으로 더 둘 것인가만 판단하고, 이를 반영하는 방식이 바람직할 것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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