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루르드 침수예식
루르드에서 이틀째 되던 날, 이른 아침인데 동굴앞에는 벌써 사람들이 끝이 안 보일 만큼 늘어서 있다. 침수처에 들어가기 위한 기다림이다. 그 누구도 초조해하거나 불편해하는 기색은 없다.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서 기도하며 쉬기도 하다가 서서히 움직일 뿐이다.기적의 약수로 알려진 동굴 속 물로 실제 7000건이 넘는 기적이 있었고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숫자만도 70건이 넘는다는 기록이다. (2020 현재)
그 물은 성모 마리아의 발현시에 벨라뎃다 성녀에게 주신 메시지로 발견된 게르마늄 성분의 미네랄 워터라 했다. 그 많은 기적 같은 일들이 과학으로도 증명된 물의 효과라 했다.
두 분의 봉사자 수녀님들이 양쪽에서 팔을 잡고 한손으로 머리를 받쳐주면 잠시 기도하고 나서 바위를 약간 비스듬히 깎아 만든 직사각형의 침수조에 미끄러지듯 풍덩 빠졌다가 나오는 예식이다.
동굴 속에서 콸콸 쏟아져 나오는 물이 침수 조를 통과해서 그 앞 강물로 흘러 들어가는 아주 차가운 물이다. 가운만 걸친 채로 잠겼다가 나왔지만 한기도 느끼지 않고 몸에 물기가 남지 않은 것이 참으로 신기했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장애인이나 일반 환자들은 기회가 되면 한 번이라도 더 그 예식에 참석하려고 많은 날들을 루르드에서 보낸다고 했다. 사람들이 손목에 묵주를 걸치고 묵주알을 굴리면서 평화롭게 걷는 모습은 그곳에서는 지극히 예사스러워 보였다. 그렇게 많은 방문객이 모이는데도 거리가 아주 깨끗하고 시끄럽지 않은 것 또한 신기했다.
한편 도로변 기프트숍에는 그 물을 담아 갈 수 있도록 성모상이 그려진 크고 작은 플라스틱 통들이 진열되어있었다. 곳곳에 바위틈으로 흐르는 물을 담아 갈 수 있게 장치도 되어 있다.
또 가고 싶다!
켈리 조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