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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전철 여전히 무섭다”

통계상 대중교통 범죄율 하락했지만
여성·노년층 범죄 두려움은 여전

다른 교통수단 이용, 호신용품도 구비
NYT “이들 복귀해야 전철승객 회복”

#. 뉴저지주 위호큰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 김 모씨(30)는 맨해튼으로 출근할 때면 최대한 전철을 타지 않는다. 포트오소리티 버스터미널에서 미드타운 사무실까지 30~40분 가량 걸리는 거리는 걸어서 혹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다. 김씨는 “특히 퇴근길에는 전철이 위험하다고 느껴져 차라리 번화한 길을 골라 걷는다”며 “약속도 대부분 걸어서 이동 가능한 곳으로 잡고, 어쩔 수 없는 날엔 우버 등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 퀸즈 아스토리아에서 맨해튼 파이낸셜디스트릭트로 출퇴근하는 한인 여성 이 모씨(28)는 사무실 출근용 가방을 따로 마련했다. 저렴한 가격이라 눈에 띄지 않는 이 가방에는 호신용품이 항상 구비돼 있다. 눈에 띄는 색의 옷이나 액세서리도 자제하는 편이다. 그는 “잊을 만하면 전철 안에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거나, 위협적으로 말을 거는 사람들을 마주치곤 한다”며 “안타깝지만 범죄 타겟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다니려고 한다”고 밝혔다.
 
통계상 뉴욕시 대중교통 범죄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위험하다고 느낀다는 뉴요커들의 의견이 주를 이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여성이나 노년층의 경우, 범죄 타겟이 되는 경우가 많아 탑승을 꺼린다는 경우도 많다는 지적이다.
 
13일 뉴욕타임스(NYT)는 뉴욕시 전철 탑승객 수 회복세가 지지부진한 이유로 ‘여성 뉴요커들의 전철 탑승 거부현상’을 꼽았다.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에 따르면, 최근 일일 뉴욕시 전철 탑승객 수는 팬데믹 이전의 70% 수준이다. NYT는 “통상 남성보다 여성이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여성 탑승객이 얼마나 복귀하는지가 탑승객 수 회복에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통계상 전철 내 범죄율은 줄어드는 추세다. 뉴욕시경(NYPD)에 따르면, 1월 대중교통 내에서 벌어진 범죄는 145건으로 지난해 1월(205건)에 비해 29.3% 줄었다.  
 
다만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가, 어떤 성별이나 나이대를 대상으로 벌어졌는지는 집계되지 않았다”며 “노약자와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해결해야 전철 탑승객 수를 늘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뉴욕대(NYU) 루딘교통센터는 “대중교통안전 우려 정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3배 높다”고 밝혔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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