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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4명 “비용 부담에 치료 미룬다”

작년 38%, 전년비 12%p↑
2001년과 비교하면 2배 증가
연기 환자 중 27%는 ‘병 심각’

#. 직장인 중년 여성 J씨는 몇달 동안 극심한 위염 증세로 고통을 겪어왔다. 주변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병원을 찾았는데 위내시경 검사가 직장 보험으로 커버가 되지 않았다. 비용이 2000달러 이상 든다는 말을 듣고 부담이 돼 일단 처방전만 들고 병원문을 나섰다.  
 
#. 신분 문제로 보험이 없던 K씨는 수년간 앓아온 당뇨를 약 없이 버티다 과음과 과로로 시력이 악화하는 등 몸 상태가 급속히 나빠져 병원을 방문했다. 검진 비용 100달러에 혈액 검사비 600달러, 혈액 검사 결과에 따른 당뇨 약값도 증상에 따라 100달러에서 수천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말에 지레 겁을 먹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의료비 걱정으로 치료를 미루는 인구가 10명 중 4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은 비싼 비용 탓에 치료나 검진을 건너뛴 환자 비율이 2021년의 26%에서 지난해 38%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비율로 2001년(19%)보다 두 배가 증가한 수치다. 심지어 작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정부의 건강보험 지원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가주는 메디캘)가 확대된 기간이어서 이런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치료를 미룬 환자 중 심각하지는 않지만,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는 환자가 11%였으며 특히 10명 중 3명(27%)은 약간 또는 매우 심각한 상태로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라이프 플래닝 파트너스의 창업자인 캐롤린 맥클라나한은 “당뇨, 심장병 등 만성 질환을 앓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병원 방문을 피하고 있다”며 “이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향후 감당할 수 없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심각한 질병 치료를 미루는 환자들의 대부분이 저소득층에 집중돼 있었다. CNBC에 따르면 4만 달러 이하의 저소득층의 경우 1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층보다 두 배 가까이 질병을 치료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 중년·고령 남성뿐 아니라 젊은 성인과 여성까지 비용 문제로 치료를 미루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전체 인구 중 8.3%에 달하는 2720만 명(2021년도 센서스국 통계)이 보험이 없는 의료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이다.  
 
캘코보험의 진철희 대표는 “코페이, 디덕터블 등 병원비뿐 아니라 보험료도 부담을 느끼는 인구도 적지 않다”며 “아주 심각한 상황이 아니면 병원을 회피하는 인구는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커버드 캘리포니아 등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이 많다. 주마다 지원 자격 등이 차이가 있는 잘 확인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의료비 지원은 커버드 캘리포니아 외에도 코페이 릴리프( Copays.org), 페이션트 애드보케이트 재단( patientadvocate.org), 메디케어 세이빙스 프로그램(Medicare Savings Program) 등의 단체와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양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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