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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요가 찬양

5일 동안 나의 ‘타오르는 방’에서 근신(?) 처방받았다. 감기·몸살 기운을 느꼈는데 예전 같으면 독감이겠거니 생각하고 자가치료하겠지만 워낙 세상이 어수선해서 Urgent Care에 갔다. 코로나 테스트에서 양성이 나왔다. 곧바로 격리에 들어갔고 직장에 알려서 5일간의 휴가 아닌 휴가를 받았다. 그동안 백신을 네 번 맞고 지난해 4월에 코로나를 가볍게 앓았었다. 놀랍고 화도 났지만 그래도 백신 덕택에 이 정도로 가볍게 앓는 게 아닌가 하고 스스로 위로한다.  
 
모처럼 무한대의 시간을 얻은 나머지 황홀해서 하루 만에 신경숙 작가의 ‘요가 다녀왔습니다’ 신작 에세이를 읽었다. 작가는 소설 쓰기 외에 가장 오래 해온 일인 요가를 통해 오랫동안 쓰기만 하고 돌보지 못했던 몸과 마음을 응시하고, 함께 요가를 해온 사람들이 남긴 삶에 대한 따뜻한 태도를 담아낸 기록이라고 한다. 작가는 최근 코로나로 인해 요가를 중간중간 쉴 때마다 자신의 요가 실력이 후퇴함을 안타까워한다. 후회하면서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을 얻는 데 상당한 시간을 보낸다. 결국 그녀는 앞으로 요가 실력이 더 후퇴해도 뒤로 물러나는 것들이 남겨 놓을 무늬를 끌어안기로 한다. 이것은 희망이기도 절망이기도 한다고 끝을 맺는다.  
 
나 자신도 요가를 20년 넘게 하고 있다. 나의 요가 스토리는 조금 다르다. 특별한 직업병은 아니어도 나이 50이 되면서 몸은 굳어서 오십견에 시달렸다. 우연히 동창회 야유회에서 10년 선배 한 분을 만났는데 몸의 자세나 움직임, 에너지가 그녀의 몸에 넘쳐흘렀다. 그녀는 비결이 요가라고 했다. 나도 바로 요가를 시작했다. 요가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자 나도 몸의 큰 변화를 느꼈다. 전에는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 다리를 끌고 다녔는데 요가 시작한 후에는 걷는 것이 아니라 나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도 나는 내 몸을 느끼지 못한다.  
 
요가는 처음에 인도에서 시작되었고 이론도, 종류도 많고 포즈도 수백수만 가지가 있다. 평생을 요가만 공부하고 수행하는 요기들도 많다. 나는 개인적으로 요가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내가 요가에서 기대하는 것은 ‘자유로운 몸과 자유로운 영혼’이다. My body is not me but mine. My body is an expression of my soul. My soul is not me but mine. My soul is expression of me. -Ian Gardner- 내 몸은 내 정신을 담고 있는 그릇이다. 나를 담고 있는 그릇이기에 그 그릇은 단단하면서도 유연해야 한다. 단단한 그릇을 만들기 위해 난 끊임없이 요가를 한다. 날마다 몸에 음식을 넣어 몸을 빚어야 한다. 식사를 거를 수는 있어도 요가를 거를 수는 없다. 오늘처럼 방안에 갇혀 있는 날에는 유튜브를 틀어 놓고 한다. 보통 때는 yoga class에 가서 그룹으로 하면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가 있다. 좋은 에너지를 얻어 하루를 즐겁게 열어갈 수 있다. 현재 내 몸의 상태는 내 나이 40~50 때보다 좋다. 항상 허리가 약해 조심하다 보니 허리가 굳어 스스로 발톱 깎기도 힘이 들었었다. 요가는 경쟁이 아니다.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다. 사람 몸은 다 다르므로 자기 몸에 맞게 꾸준히 조율해나감이 중요하다. 근육은 쓰지 않으면 경직되고 퇴화한다.  
 


요가가 주는 혜택은 무한하다. 유연성, 근육 강화, 심신 안정, 에너지 증가, 몸의 균형, 대사량 증가. 체중감소, 심혈관 강화, 스트레스 감소, 정신건강 향상, 집중력 강화, 건강한 식습관, 양질의 수면 등등 끝이 없다. 요가가 주는 혜택이 무한하지만, 자칫 욕심을 부리면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몸의 유연성과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동작만 따라 하다가 근육에 무리를 유발하기도 한다. 포인트는 자기 능력에 맞게 서서히 몸이 적응할 시간을 주고, 동작보다는 호흡에 집중하기다. 동작을 시작할 때는 들이마시고 마무리할 때는 천천히 길게 내쉬는 것이 요가의 핵심이다.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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