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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와 수치 당해도 포용·존중해야 그리스도인"

[미주장신대 강우중 교수 인터뷰]
소수계는 미국서 '내부의 이방인'
제도적 폭력 수준에서 정리 안 돼

'사회적 수치심' 전국적으로 확산
그리스도인은 연합과 화해로 반응

당사자의 맥락서 이해하는 게 중요
참여하고 행동하는 신앙이 필요해

아시아계 등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기독교인은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해야 하는가. 미주장로회신학대학원 강우중 교수가 이에 대한 견해밝히고 있다.

아시아계 등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기독교인은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해야 하는가. 미주장로회신학대학원 강우중 교수가 이에 대한 견해밝히고 있다.

올해 들어 잇따라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아시아계를 비롯한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  
 
테네시주 멤피스 지역에서는 교통 단속 과정에서 흑인 타이어 니컬스가 경찰관 5명에 의해 구타를 당해 숨졌다.
 
피해자들은 유색 인종이다. 아이러니하지만 가해자도 유색 인종이었다. 아시아계가 아시아계에 총을 쐈고, 흑인 경관들이 흑인을 구타했다.  
 
그럼에도, 범죄를 야기한 혐오, 증오 등의 감정은 인종의 틀 안에서 소수계를 다시 한번 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강우중 교수(기독교 사회윤리학)는 "혐오, 증오범죄는 이민자가 미국 사회 내에서 정체성을 유지하는데 해악을 끼친다"고 말했다.  
 
강 교수에게 증오 범죄 현상을 기독교 윤리 차원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해야 하는지 물었다.
 
-사회가 흉흉하다.
 
"이제 '미국 사회'를 새롭게 이해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미국은 다양성에 대한 포용, 이질성을 수용했지만 동시에 특정 집단의 사회적, 문화적, 인종적 우월성이 강조되기도 한다. 지금은 그러한 부분이 배제와 차별로 연결되고 있다. 혐오 범죄 현상을 들여다보면 '누가 미국인임을 결정하는가'라는 질문을 갖게 된다."
 
-소수계도 미국인 아닌가.
 
"인종적, 민족적, 사회적 기준 등을 보면 진짜 미국인이란 무엇일까. 암묵적으로 이 사회는 특정 기준에 부합되어야 진짜 '미국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 가운데 소수계로 불리는 이들은 '내부의 이방인'으로 구분되어 차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유색 인종에 대한 사건들은.
 
"이는 단순히 인종적 정체성과 가치를 무시하는 제도적 폭력 수준에서 정리될 수 없는 일들이다. 최근의 사건들은 공통 핵심 사항이 '수치심'이다. 아시아계라는 이유로 침 뱉기, 폭행, 조롱, 협박을 당할 때 피해자가 겪는 두려움, 공포, 아픔, 상처는 극한의 수치심으로 각인된다. 인간의 존엄성이 짓밟히고 짓이겨진 것이다. 소수계 사이에서 이러한 '사회적 수치심'이 지금 미국 사회 가운데 확산하고 있다."
 
-수치심의 확산 속에서 주목할 점은.
 
"폭력의 다양한 형태가 얼마나 일반화, 일상화되어 있는지 주목해 봐야 한다. 수치심이 일상화하면 우리도 폭력의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동시에 가해자도 될 수 있다. 한인들 역시 LA폭동과 같은 사건을 통해 소외와 차별이라는 사회적 수치를 경험하지 않았나."  
 
-기독교인은 무엇을 할 수 있나.
 
"그리스도인은 소외당해도 포용할 수 있다. 수치를 당해도 존중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게 그리스도인이다. 한인들 역시 다른 소수 인종에게 소외와 수치를 경험하게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연합과 화해의 모습으로 반응하고, 사회적 도덕성과 신앙의 견고함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기독교 윤리 관점에서 해결 방안은.
 
"수치를 당하는 이들의 현실을 당사자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그들과 화해와 연합을 이루어가고 책임을 다해야 하는 이유를 먼저 깨우쳐야 한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통해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어떻게 찾을 수 있나.
 
"예수는 화해와 연합을 통해 소외된 우리를 회복시켰다. 그것 때문에 그리스도인도 하나님과 연합한 존재가 되지 않았나. 우리도 당연히 수치를 당하는 이들과 연합하고 화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그러한 존재로서 현실을 새롭게 변화시켜야 할 책임도 있다. 신앙 고백과 다짐이 사회적 맥락에서도 발견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오직 그리스도인과 교회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며, 변화들이다."
 
-한인 교계는 적극적인 행동이 부족한데.
 
"사랑은 감정적 호소와 막연한 도덕, 윤리 주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변화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사랑의 의미를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과 교회는 그렇게 역동적인 힘이 있음을 나타내야 한다. 우리가 예수를 통해 구원받은 사실은 소외와 수치를 당하는 이들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따라 점검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피해자를 추모하는 모임에 참여해서 위로하고, 정의 실천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석해서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도 사회적 연대가 될 수 있다. 지역 사회에서 자원봉사자가 되고, 소외 계층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인 교회가 꾸준하게 진정성을 갖고 진행하는 선교 활동, 이웃을 섬기는 활동에 좀 더 참여하고 열심을 낸다면 좋겠다."
 
-교회가 그렇게 할 때 생겨날 변화는.
 
"연합된 모습을 통해 결국 복음의 재생산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다. 수치를 당하는 이들에게 복음의 진실을 말하고, 정의를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은 연합과 화해를 이루어낼 수 있다. 어색함을 떨쳐 버리고 함께하려는 작은 노력을 기울일 때 가능하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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