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자체·기업 미 진출 ‘허브’ 꿈꾼다
[교육 도시 풀러턴의 ‘코리안 드림’]
물류, 유통 강점 입지 내세워
미국 진출 교두보 역할 자임
프레드 정 시장 진두 지휘한
성남·제주 전시관 유치 ‘탄력’
교육 도시로 유명한 풀러턴 시는 최근 물류, 유통에 강점이 있는 입지를 내세우며 한국 지자체, 기업과의 교류를 전에 없이 확대하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내 다른 도시에 비해 LA국제공항, 롱비치 항구, LA 시와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OC와 샌디에이고 카운티를 거쳐 내륙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풀러턴 시가 내세우는 장점이다.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력을 구하기 쉽고, 캘스테이트 풀러턴을 보유하고 있어 산학 협력을 도모하기 유리하며, 명문 학교와 한인 마켓, 식당 등이 많아 한국에서 파견 올 직원들이 만족할 만한 거주 환경을 갖춘 것도 풀러턴의 매력이다.
풀러턴의 꿈은 2020년 한인으로선 시 사상 처음으로 시의회에 입성한 프레드 정(사진) 시장에게서 비롯됐다.
정 시장은 베드타운에 가까운 풀러턴의 발전과 재정 확충을 위해 기업체 유치에 눈을 돌렸고, 그의 시선은 태평양 건너 한국을 향했다.
정 시장의 코리안 드림은 지난해 7월부터 부풀어 올랐다. 정 시장은 제임스 고 정책보좌관을 한국에 파견했다. 고 보좌관은 서울, 성남시, 제주도 관계자와 만나 행정, 문화, 경제 분야 교류, 협력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정지 작업을 마친 정 시장은 9월 한국을 방문, 자매도시 결연을 맺고 있는 용인 시를 방문하고 오세훈 서울 시장의 초청으로 ‘2022 서울 스마트시티 리더스포럼’에 참가했다. 또 성남 시에서 신상진 시장과 만나 두 도시 간 우호 교류 의향서를 교환하고 제주특별자치도의 서귀포 시에서 열린 ‘한·미 제주 특산품 전자상거래 및 창업 지원’ 세미나에도 참여해 오영훈 도지사, 이종우 서귀포 시장과 교류했다.
고 보좌관은 지난해 11월에도 한국에서 롯데정보통신 노준형 대표를 만나 미주 진출 시 본사를 풀러턴에 유치할 가능성을 타진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지난해, 한국 지자체와의 교류 씨앗을 뿌린 정 시장은 연임 임기가 시작된 올해 초부터 밭 갈기에 나섰다.
정 시장은 지난달 풀러턴을 방문한 신상진 성남 시장과 두 도시 간 우호 도시 협약을 맺는 한편, 성남 기업들의 제품 홍보, 판매를 담당할 성남 전시관을 풀러턴에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 시장 역시 본지와 인터뷰에서 “관내 기업이 풀러턴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도록 돕겠다”며 성남관 설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 시장은 지난달 고 보좌관과 제이크 오 경제통상고문을 한국에 특사단으로 파견했다. 특사단은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만나 정 시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협력, 제주 특산품 매장을 풀러턴 시에 설치할 것을 요청했다.
또 김춘진 aT 사장과도 만나 K-푸드 미국 수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풀러턴 시가 ‘김치의 날’을 제정하는 방안도 협의했다.
풀러턴 시와 제주도는 내달 중 풀러턴에서 aT와 3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사단은 이종우 서귀포 시장과도 만나 서귀포 특산품 판매를 위해 풀러턴에 직영 매장을 설치하는 안을 논의했다. 특사단에 따르면 이 시장도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 시장과 그의 특사는 지난해 7월 이후 성남, 서귀포 시, 제주도 측과 3차례나 만남을 가질 정도로 전시관 유치에 골몰하고 있다.
정 시장은 “4월에 성남, 제주도를 방문해 매장 설치를 논의하고 울산, 서울도 방문할 예정”이라며 “매장 유치 이후엔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 시장은 오는 10월 OC에서 열릴 세계한상대회를 주목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올 한상들에게 풀러턴을 홍보할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정 시장은 “이 대회를 계기로 풀러턴의 코리안 드림을 글로벌 드림으로 확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올해 말 호선제(시의원들의 투표로 선출) 시장 임기를 마친다. 연내에 코리안 드림의 기초를 닦으려는 그의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
임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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