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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지원 많은 대학+원하는 전공으로 가야

[진학 대학 최종 선택]
스스로 못하는 성격이면 소규모 사립 선택
동부로 진학하면 동부에서 직장 구할 수도

12학년생과 학부모들이 지난 12년간의 긴 여정을 마칠 때가 왔다. 3월부터는 가정마다 합격 통지서가 날아오게 된다. 그래서 고민이 시작된다. 지난 해 얼리 지원으로 합격한 일부만 빼고 대다수의 학생은 합격통지서를 보내 온 대학 중 어느 대학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1지망에 합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학자금 지원을 제시한 2지망, 3지망 대학으로 기우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대학 선택'은 '나에게 알맞는 대학(The Right School)'을 찾는다는 것에서 시작돼야 한다. 한인 학생이 선택에서 가장 쉽게 저지르는 실수는 '랭킹'을 참고만 하지 않고 너무 의존한다는 것이다. '입학 대학 선택 고려사항'을 정리했다. 물론 12학년생을 둔 가정이 아니라도 꼭 읽어볼만 하다.
 
▶전공과 직업 선택
 
학부생은 여러 번 전공을 바꾼다는 통계가 있다. 심지어 의대나 법대를 가겠다고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 입학했던 학생도 다른 전공으로 졸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고교시절에는 보이지 않던 적성이 맞는 전공을 찾아낸 경우다. 그래서 종합 대학이라도 공대가 센 지, 인문학이 강한 지, 사회과학이 강한 지, 융합 교육이 강한 지 등을 따져보는 것이 좋다. 실제로 많은 학생이 지원서 작성 과정에서 이런 고려를 할 시간이 없어서 큰 고민 없이 지원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합격도 못한 대학에 대한 고려보다는 "합격 후에 따져보자"고 했다.  
 
그런데 된 지금이 '합격 후'다. 전공과 직업의 관계도 중요하다. 학부 교육이 전공과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한다. 대학 전공은 100개 뿐인데 직업의 종류는 10만개가 훨씬 넘는다는 것을 따져보면 전공은 시작일 뿐이다.
 

▶운영 주체와 분위기
가장 고민해야 할 부분이 사립 혹은 공립여부다. 4년 동안 혹은 그 이상을 보내야 할 곳이다. 내성적인 학생은 한 강의실에 수백명씩 몰리는 주립 대학에서 성공할 확률이 매우 낮다. 주립 대학에서는 특히 1~2학년 교양 과목에서는 교수를 만나기가 매우 힘들다. 게으른 학생, 엄마가 하나부터 열까지 참견해주었던 학생들일수록 역시 주립 대학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규모가 큰 대학은 학생 스스로가 필요한 것을 찾아 챙겨야 할 정도로 모든 것이 세부적이고 방대하다.  이 때문에 고교 생활에서 겨우 벗어난 신입생들은 과목 선택에서 강의실 찾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집 떠나면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금물이다. 이런 학생은 멘토나 상급학생, 교수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수 있는 소규모 사립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다만, 규모가 작은 대학은 학생과 교수의 관계가 친밀하고 인간적인 측면이 있으며 학교 분위기 역시 매우 안정돼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는 반면 세부적인 전공과목 선택의 폭이 좁고 다양한 행사나 활동이 부족한 것이 단점이다. 학교 주변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 학교가 도시 한복판에 있는 지, 전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도심지에 위치한 대학의 경우 생활 자체가 보다 편한 반면 이같은 주변 환경으로 인해 학교생활이 산만해질 가능성이 높다. 자제력이 약한 학생이 관광 휴양지 인근의 대학을 다니거나 너무 춥거나, 덥거나 특정 기후에 민감한 학생이 이를 무시하고 기후 조건을 감안하지 않은 선택을 했을 경우 학업에 지장을 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캠퍼스 위치 
집에서 가까운 곳을 선택해 통학할 것인지, 어느 정도 떨어져 주 중에는 학교 기숙사 또는 인근 아파트에서 독립 생활을 할 것인지, 방학이나 추수감사절과 같은 연휴 기간에 한해 가족과 재회할 수 있는 멀리 떨어진 대학을 선택할 지 고민해야 한다. 독립된 생활을 할 경우 자립심을 키울 수 있다는 이점도 있지만 학교 친구 등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자칫 학업에 소홀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부모의 손길이 닿지 않는 타주 대학에 입학한 학생 가운데는 잘못 시작된 학업 태도로 인해 결국 도중 하차해야 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한 가지 더 고민해야 할 것은 자녀의 대학이 동부일 경우다. 그런 경우 대학을 졸업한 후 직장을 구할 때 아무래도 동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학에서 네트워킹이 중요한데 네트워크가 모두 동부에 있다면 그 혜택을 이용할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서부에는 동부만큼 다양한 대학이 없다. UC와 몇 곳의 사립대학이 전부라고 봐도 좋을 정도다. 그러므로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경제적 고려
가장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사항이다. 자녀가 원한다고 학비는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입학시켰다가 자칫 매년 쌓여가는 학자금 융자로 인해 자녀나 부모의 관계가 나빠질 수 있고 최악의 경우 대학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대학 중간에 좀 더 학비가 싼 곳으로 편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편입 계획은 적어도 1년 전에 세워야 하므로 마음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이지 않다. 그럴 바엔 미리 가능한 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이 낫다. 그래서 합격한 대학으로부터 발송된 온 재정보조패키지(Finanacial Aid Package) 내역을 세밀하게 살피고 서로 비교해 본 후에 최종 대학을 선택해도 늦지 않다.
 
대학마다 양식이 달라서 큰 표를 만들어 놓고 이리저리 정리해서 확인해야 한다. 자녀 이름으로 지정된 정부 학자금 융자가 프리머니로 포장되기도 한다.  
 
대학에 따라서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인상되는 것을 알려 주기도 한다. 물론 엄청난 인상률은 아니므로 친절한 정보차원에서 파악하면 된다. 또한 실제 대학 생활의 75%를 차지하는 2~4학년 시절 주거 상황과 관련하여 비용도 미리 알아보는 것은 좋다. 도심이 아닌 곳이 아무래도 돈이 덜 들 것이다.
 
▶클럽활동
대학에서 4년 내내 공부만 할 수는 없다. 자신이 평소에 즐기던 취미 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지, 자신에게 맞는 클럽 활동이 활발한 지도 알아봐야 한다. 간혹 최종적으로 대학선택이 너무 힘든 학생이 자신이 너무 좋아하는 스포츠 종목이 전국 상위 랭킹에 있는 대학을 찾아간 후 이 팀과 가까이 있다는 이유 만으로 매우 만족한 경우도 있었다.
 
▶2학년 진학률
최근 한 통계자료는 매우 뜻밖이다. 캘스테이트 노스리지 대학에 신입생으로 입학한 학생 중 4년 만에 졸업하는 비율이 5%도 안됐다는 것이었다. 대다수의 학생이 5년, 6년이 되야 겨우 졸업장을 받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각 대학 졸업률을 보면 4년 만에 졸업하는 학생 수는 놀라울 정도로 적다. 아울러 신입생들이 2학년에 제대로 진학하는 비율(retention rate)도 살펴봐야 한다. 2학년 진학률과 졸업률은 그 학교에서 학생들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학업에 임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좋은 잣대다.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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