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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100주년 엘촐로 식당] "1세기를 함께…한인들에도 감사"

손자 솔즈베리씨 3대째 운영
콜로세움 근처에 1호점 개장
4년뒤 웨스턴 현재위치 이전
대공황·2차대전·팬데믹 극복
"한인타운 속해 자랑스러워"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LA한인타운의 대표적인 멕시칸 식당 ‘엘 촐로’의 내부. 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LA한인타운의 대표적인 멕시칸 식당 ‘엘 촐로’의 내부. 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

3대 운영자 론 솔즈베리씨. [엘촐로 제공]

3대 운영자 론 솔즈베리씨. [엘촐로 제공]

문을 열고 들어서면 울퉁불퉁한 벽돌과 타일, 알록달록한 색깔 벽 사이에 걸린 흑백 사진들이 멕시코 시골집 안방에 들어선 것 같다. 식당 안은 기타와 아코디언으로 연주하는 멕시코 전통 멜로디와 고소한 토르티야(tortilla) 냄새가 꽉 채우고 있다. 흰색과 검은색 바지를 차려입은 나이 지긋한 종업원들이 친절하게 반기는 이곳은 웨스턴과 11가에 있는 멕시코 레스토랑 ‘엘 촐로(El Cholo)’.  
 
한인들도 즐겨 찾는 이곳 엘 촐로가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멕시코 레스토랑으로는 최초다. 올해 100주년을 맞는 할리우드 사인이나 LA 콜로세움,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워너 브러더스 스튜디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역사다.
 
그뿐만 아니라 3대째 식당을 운영하는 창립자의 손자 론 솔즈베리씨도 닷새 뒤인 오는 9일이면 90세가 된다. 이같은 겹경사에 엘 촐로는 100세 생일을 맞는 손님에게는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또 메뉴에 직접 만드는 유리잔에 담아주는 스페셜 마르가리타도 추가했다. 오랫동안 이곳의 단골 메뉴였지만 사라졌던 치킨 몰 엔칠라다스 등 전통 메뉴도 되살렸다. 이들 음식은 ‘역사의 맛(A Taste of History)’이라고 적힌 접시에 서빙한다. 이 접시는 수집가들을 위해 판매도 한다.  
 
엘 촐로와 68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낸 솔즈베리 대표는 여전히 일하고 있다. 남가주에만 LA다운타운, 샌타모니카, 패서디나, 애나하임, 코로나델마, 라하브라까지 총 6곳을 운영하는 그는 올여름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도 오픈할 예정이다. 원조인 웨스턴 엘 촐로에는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해 음식을 즐기고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조만간 테라스 구간 확장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엘 촐로는 솔즈베리씨의 외할아버지 알렉한드로 보르케스가 요리 솜씨가 뛰어난 부인 로사와 함께 1923년 LA 콜로세움 근처인 브로드웨이와 샌타바버러 애비뉴 인근에 창업한 식당이 출발지다. 당시 식당 이름은 부부의 고향인 멕시코 소노라를 딴 ‘소노라 카페’였다. 당시 이곳에서 선보인 옥수수 타말레 등 전통 메뉴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엘 촐로’라는 이름은 캘리포니아의 원래 스페인 정착민들이 농장 노동자들을 부르던 호칭이다. 보르케스 부부는 어느 날 소노라 카페를 찾아온 손님이 메뉴에 쓱쓱 그린 엘 촐로의 형상을 보자 맘에 들어 그 후부터 식당 이름을 바꿨다.  
 
웨스턴 엘 촐로는 솔즈베리씨의 친부모이자 창업주의 딸과 사위인 아우엘리아 보르케스와 조지 솔즈베리가 1927년 오픈했다. 당시 인구가 100만 명 남짓했던 LA의 웨스턴 서쪽은 전부 농지였는데 노동자 대부분이 멕시코 출신이라 식당은 금세 자리를 잡았다.
 
10대 때부터 학교가 끝나면 식당일을 도왔다는 솔즈베리씨는 “사실 한인 커뮤니티가 없었다면 그곳은 형편없는 지역으로 남아 있을 수도 있었다. 한인 이웃과 상점들에 감사할 부분”이라며 “그래서 수년 전 LA시가 코리아타운 구획을 설정할 때 엘 촐로가 코리아타운에 포함돼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솔즈베리씨는 “엘 촐로는 단순히 음식만 먹는 곳이 아니다. 사람들이 이곳에서 행복한 시간을 갖고 추억을 남긴다”며 “롤스로이스를 타고 오는 손님도 있고 버스를 타고 오는 이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에게나 최고로 만든 음식을, 최선을 다해 제공한다. 그게 우리의 매력이자 비결”이라고 100년 가게의 비밀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린 대공황, 2차 세계대전, LA폭동, 팬데믹까지 굵직한 고비들을 잘 이겨냈다. 앞으로도 엘 촐로가 누구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장소로 남길 바란다”며 한인들에게도 “늘 함께 해줘서 고맙다. 엘 촐로가 코리아타운에 있어서 좋다. 한인 커뮤니티와 계속 함께하겠다”고 인사했다.
 
▶엘 촐로: 1121 S. Western Ave., (323)734-2773, www.elcholo.com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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