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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한미박물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잊을 만 하면 보도되는 게 한미박물관 설립 관련 기사다. 그런데 한미박물관 설립 얘기는 지난 1991년부터 나온 것이라 이제는 ‘한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하는 의구심부터 생긴다. 아마 한미박물관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비슷한 생각일 것이다.  
 
나는 한미박물관 이야기가 나오면 과거의 일로 인해 화가 난다. 1.5세인 나는 대학 졸업 후 건축가로 활동하며 항상 정체성에 대해 궁금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박물관 설립 소식은 무척 기뻤다.
 
하지만 그 설렘은 오래가지 못했다. 내부 갈등과 알맹이 없는 기획안은 실망감만 줬다. 그래서 당시 테마파크 전문 건축가였던 나는 뜻이 통하는 1.5세와 2세들, 그리고 타민족 및 주류사회 전문가들과 함께 문화원 설립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한인사회 일부 인사들은 칭찬은 커녕 우리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았고 이런 세대 간 갈등은 일부 성과조차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렸다.  
 


과연 1세대들은 누구를 위한 박물관을 만들려고 하는지 궁금하다. 박물관은 한인 사회의 발전을 위해 우리의 유산을 교육하고 연구하며, 여러 공연과 전시를 통해 한인은 물론 타민족과도 소통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한미박물관 설립을 주도하는 측에서는 한인 예술인들과 음악인들을 만난 적이라도 있나? 한미박물관은 누가 주인인가? 무엇을 전시하려고 하는가?  박물관이지만 어둡고 조용한 공간보다 사람들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문화공간의 기능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뚜렷한 목적이나 이유 없이 계속 설계도가 변경되는 것을 보면 이런 것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 혹시라도 완공 후 로비에 이름이나 새기려는 그런 마인드로 이 사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90년대에 미주한인역사박물관 설립한다며 많은 유물을 모은 적이 있다. 당시 그 소중한 유물들을 지금 누가 관리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한미박물관은 한인사회의 집과 같은 존재다. 그런데 한미박물관 설립과 관련된 최신 정보와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한미박물관 건립 웹사이트에 소개된 내용도 고작 한 페이지 정도에 불과하다. 박물관 건립을 위해 어떤 기획안을 가지고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동안 많은 분이 한미박물관 건립 필요성을 공감하고 많은 돈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정 상황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또한 한인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조차 없다.  
 
한미박물관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크리스터퍼 리 / 다큐멘터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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