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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변화와 성취 사이

2월의 화두는 변화인 듯하다. 새 계절을 맞으며 변화를 생각한다는 것이 여간 행복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멈춘 듯한 삶의 환경을 경험했던 지난 몇 년을 돌아보니 벅찬 생각마저 든다.  
 
최근 연방정부의 건강 관련 정책 발표에서도 변화를 볼 수 있다. 정부는 청소년 정신건강 치유와 예방을 올해 주력 사업으로 선정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국가적 차원에서 청소년의 미래에 관심을 갖는 것은 적절한 변화로 본다.  
 
우리 삶의 변화도 경제적 소유와 인간관계뿐만은 아니다. 추억과 문화 습관, 건강 상태 같은 것이 깊이 연결되어 있다. 나아가 상징적인 것도 있는데 그것은 심리적 역할과 사회적 위치다. 그리고 내적 자아 인식인 신앙적 예식 실천 같은 것이라 하겠다. 삶 가운데 계속되는 크고 작은 상실에 따른 불안함이 마음에 상처를 주고 슬픔을  경험하게 한다.  
 
임상적으로 슬픔을 잘 통과할 수 있는 길은 슬퍼함이다. 2월의 화두인 변화를 모색함도 ‘새로운 의미를 가진 슬퍼함’이 필요한 때문이다. 예를 들어 늙어감으로 인한 불안감에 대한 변화 모색도 같은 유형이라 하겠다. 불안감으로 의기소침과 우울함에 빠지기보다는 ‘새로운 의미를 가진 에이징’으로 승화함이 이 시기를 잘 통과하는 길이라 하겠다.  
 
삶의 햇수가 더해지면 에이징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둘러보면 출생과 진학, 결혼과 승진 같은 활력적 일이 생기면 그에 맞춰  모임과 축제를 갖는다. 그러나 건강 상실, 승진 실패, 장기 입원, 별세 소식 등엔  침묵으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일상을 계속한다.  
 
하지만 변화와 성취 사이에는 불안감이 따른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변화라는 새로움을 추구하게 되면 그 전에 존재하던 소유와 관념, 아이덴티티는 상실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면 보이지 않는 큰 장벽을 넘은 셈이다.  
 
삶을 단순히 생로병사의 과정으로 생각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변화를 성취하는 시간을 준 선물로 보면 무리일까.  여전히 혼란한 삶의 환경과 질병과의 싸움이 이어지는 생활의 한 가운데 서 있다. 이런 때에 추구하는 변화에 좋은 이름을 지어주자. 변화에 새로운 뜻을 담아 명명하고 그 결과가 주는 즐거움도 기대해 보자.      
 
새삼, ‘사람은 의미를 선택함으로 주어진 환경에 굴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빅터 프랭클의 70년이 넘은 정신의학 이론에 관심이 더 해 지는 건 지금의 환경 탓일까.  이맘때면 개인적으론 먼저 떠난 아들이 내게 보여준 돌봄의 신학이 길에 대한 의미를 되새긴다.  
 
변화에 대한 갈망의 의미를 성서에서 찾는다.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갈급하니.”  “나쁜 소식을 두려워 아니함이여 주를 의뢰하고 그 마음을 굳게 하였도다.”    
 
여러분에게 소중하고 복된, 그리고 바라던 변화가 풍성히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김효남 / HCMA 디렉터·미주장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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