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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 식비 보조 사기 5천건…가주 전체 3440만 달러 피해

국제 범죄 조직원 범행 가담
카드 입금일 맞춰 돈 빼내가
한인, 언어 문제로 신고 기피

저소득층에게 지급되는 식료품 구매 카드(EBT) 등 사회 지원금의 도용 사건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주 정부는 카드 보안 기능 강화를 위해 수천만 달러의 예산 편성까지 요청했다.
 
가주사회복지국(DSS)에 따르면 지난 14개월(2021년 7월~2022년 9월) 동안 웰페어, 식료품 지원금 등 총 3440만 달러의 도용 피해가 발생했다. 도용 사건으로 인해 약 245만 달러의 피해가 매달 발생한 셈이다.
 
비영리 언론재단 캘매터스는 31일 “사회 보조금 도용 사건은 특히 가주에서 심각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EBT카드 도용으로 인한 피해 금액은 2019년 이후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EBT카드 도용 사기 행각은 국제 범죄 조직 등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LA지역에서만 무려 5000건 이상의 EBT 카드 도용 피해 신고 건이 접수됐다.
 
LAPD 범죄 전담부 알폰소 로페즈 캡틴은 “최근 유럽 등에서 온 범죄 조직원들이 EBT 카드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며 “사기범들은 피해자 EBT 카드에 지원금이 입금되는 날짜를 파악한 뒤 돈을 곧바로 빼간다”고 말했다.
 
실제 DSS는 예산 관련 보고서를 통해 도용 피해액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SS 측은 보고서에서 “캘워크스의 경우 지난 2021년 중반까지 도용 피해액이 월 10만 달러 미만이었으나 이후 월 400만 달러로 피해 규모가 커졌다”며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회계연도부터는 월평균 피해액이 800만 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캘매터스는 “가주 정부는 도용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자 내년 예산에 EBT 카드 보안 기능 강화를 위해 5000만 달러 규모의 예산안 편성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EBT 카드 도용 피해 사례는 일부 한인들에게도 발생하고 있다.
 
다우니 지역 데이나 최 소셜워커는 “한인 시니어들도 종종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는데 신고 후 다시 환급을 받기까지 길게는 한 달 이상 걸리기도 한다”며 “한인들은 언어 문제로 인해 EBT에 신고하기도 쉽지 않고 계좌 잔액을 제때 확인하지 않아 뒤늦게 피해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도용 사기는 EBT 카드의 보안 기능이 취약한 것에서 비롯된다. 로페즈 캡틴은 “사기범들은 결제 단말기 등에 몇 분 내로 불법 판독기를 설치할 수 있다”며 “수혜자들은 핀넘버를 입력할 때 키패드를 손으로 가려 카메라 등이 번호를 캡처하지 못하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DSS측은 ▶핀넘버 공유 금지 ▶EBT 계좌를 정기적으로 확인 ▶결제 단말기 등에 의심스러운 기기 등이 부착돼 있는지 살필 것 등을 조언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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