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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오지 말라고 했는데 와 놓고

가지 말고 오래오래 머물러 있어 달라고
 
정을 맺어 다정하게 살자고 애걸했는데
 
벌거벗은 나뭇가지 되게 흔들어놓고
 
12월은 훌쩍 가버렸다
 
별들이 밤이면 서러워한다
 
 
 
제발 오지 말라고
 
정정 오고 싶으면 아주 느리게 와달라고 했는데도
 
1월은 기어코 와버렸다
 
 
 
이왕 왔으면 오랫동안 머물러 있어 달라고
 
신년이기에 해야 할 일이 하도 많아서
 
무언가 해보기도 전에
 
1월은 금방 가버린다
 
그렇게 빨리 가버린다면
 
오기는 왜 왔지
 
 
 
1월아, 너하고 친구 되어
 
정을 두텁게 쌓고 싶었는데
 
온 천지에 차가운 눈만 남겨놓고
 
삭풍 따라 금방 가버렸구나
 
오지 말라고 했는데 와 놓고
 
빨리 떠나버리는
 
1월아, 너는 정을 두고 가깝게 사귈 친구가 아니었구나

조성내 / 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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