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폭풍 3주간 '24조 갤런' 물폭탄
가주 연강우량 30% 쏟아져
19명 사망ㆍ10억달러 피해
백악관 재난 비상사태 선포
오늘 이슬비 끝으로 물러가
국립기상청(NWS)은 내일(17일)부터 가주 지역이 맑은 날씨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15일 전망했다. 남가주 지역은 14일 몰아쳤던 폭우가 15일 소강상태를 보인 뒤 16일 이슬비로 약화하며 오후부터 갤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 3주간 다량의 수증기가 강처럼 좁고 긴 띠 모양으로 이동하며 많은 비를 뿌린 '대기의 강' 현상이 지난 주말 9번째를 끝으로 겨울 폭풍이 끝날 것이란 설명이다.
기상청은 "이번 주 남가주 지역은 19일(목) 흐림을 제외하고 폭우 예보는 없다"며 "다만 주 후반 샌타애나 강풍이 예상되는 만큼 비 피해 복구현장에서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상청은 겨울 폭풍은 17일 오전 3시까지 LA카운티 산악지역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로 인해 해발 7000피트 이하 산악지대는 3인치의 눈이, 그보다 높은 지역은 최대 10인치 눈이 올 수 있다고 예보관들은 예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3주 동안 가주에 약 24조 갤런(약 90조 리터)의 비가 쏟아졌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최소 19명이 숨졌고, 약 2600만명이 홍수 영향권에 들었다. 3만1000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으며, 재산피해는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백악관은 14일 밤늦게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에 심각한 겨울 폭풍, 홍수, 산사태 같은 중대 재해가 발생했음을 선포했다"며 "이에 따라 연방기금을 폭우 피해복구 및 피해자 지원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기간에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는 한 부부가 암벽에서 떨어져 사망했고, 샌미겔에서는 5세 아동이 엄마와 함께 급류를 뚫고 탈출하다가 홀로 물에 휩쓸려 숨졌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갑작스레 불어난 물 때문에 40대 여성이 자신의 차량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LA 인근은 폭우가 내린 지난 14일 하루 다운타운 1.82인치, LA국제공항(LAX) 1.53인치, 롱비치공항 1.72인치 등으로 나란히 1월 14일 기준 45년 만에 최대 강우량 신기록을 세웠다.
기상청은 "14일까지 내린 비로 이번 겨울 현재 LA의 누적 강우량은 11.91인치를 기록했다"며 "이는 과거 평균 6.46인치를 크게 넘어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 LA시와 카운티, 가주가 일제히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복구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차량 2대가 빠진 칼라바사스의 싱크홀은 45피트 깊이로 더욱 커졌고 시의회는 50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긴급 결정했다.
가주 일부 도시는 이미 연간 강우량을 넘어섰고, 가주 전체로는 연평균의 3분의 1이 넘는 비가 왔지만, 여전히 해갈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캘리포니아 수자원부 칼라 네메스 국장은 최근 NBC방송에 출연해 "캘리포니아는 공교롭게도 가뭄 비상사태와 홍수 비상사태를 동시에 겪고 있다"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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