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냐 경험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2018년 4월 키토에 있는 ‘나사렛 신학대학’에서 집중강의를 했습니다. 에콰도르는 미국 달러를 사용합니다. 하루 숙박비는 $8.50입니다. 아침식사비는 $2.75, 점심은 $5.00 그리고 저녁식사비는 $3.75입니다. 하루 숙식비는 총 $20.00입니다. 에콰도르의 하루 일당은 $20.00입니다. 에콰도르 사람에게는 비싼 편이지만 미국에 사는 사람에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생각합니다.2020년 3월부터는 Covid-19로 인해 에콰도르에서 집중강의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Covid-19로 인해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학교 건물을 구입했다면 아주 어려운 시간을 보냈을 것입니다. 신세대들은 소유하기 보다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주기적으로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는 구독경제(제 나름의 해석은 Rent)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가전, 정보기술(IT) 기기, 생활용품 등 전 분야에 걸쳐 신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구독 상품을 앞 다퉈 내놓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자동차입니다.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선보이는 구독 상품들은 매달 정기적으로 수만~수십만 원가량의 돈을 내면 다양한 차종을 바꿔가며 탈 수 있습니다. 수천만 원에 달하는 자동차를 목돈이나 할부로 구매하는 것보다 부담이 덜하고 다양한 차를 경험해볼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제 조카(29세)는 서울 강남 구에 위치한 약 7평 원룸에서 1년 반째 살지만 좁다고 느끼지 않는답니다. 오피스텔에 살다가 공유 주택으로 이사하고 나서부터입니다. 요리를 할 때면 1층공용 주방으로 내려갑니다. 방에 음식 냄새가 배지 않아 좋습니다. 철 지난 옷은 지하 창고에 보관합니다. 일할 때는 건물 안 공유 오피스를 적극 활용합니다. 이를 ‘공간을 소유한다기보다는 하나의 주거 서비스를 경험한다!’라고 저는 나름대로 해석해 보았습니다. 사회심리학자인 ‘밴 보밴’의 연구팀은 다음과 같은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전자제품, 액세서리, 옷 등과 같이 소유 자체를 목적으로 구매했던 물건과 콘서트 티켓, 여행 물품 등 경험을 목적으로 샀던 물건을 각각 한 개씩 고르게 한 후 그 중 자신을 더 행복하게 했던 것을 선택하게 했습니다. 결과는 경험을 목적으로 샀던 물건을 선택한 사람은 57퍼센트, 소유를 목적으로 구입한 물건을 고른 사람은 34퍼센트, 무 응답자가 9퍼센트였습니다. 소유보다는 공감과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경험으로 얻는 만족감, 행복이 훨씬 크다는 것을 말해주는 결론이었습니다.
미국의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더 이상 소유는 필요하지 않으며, 접속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10여 년 전에 예견했습니다. 최근 그의 말대로 소유가 아닌 경험을 추구하는 이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신세대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 자랐습니다. 물건에 대한 소비 욕구도 높습니다. 그러나 부모세대보다 상대적으로 가난하기 때문에 대안으로 떠오른 ‘구독경제’를 선호한다고 봅니다. 언제 어디서든 내가 원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반면에 물건을 구입했을 경우에는 책임이 따르게 됩니다. 세금을 내야 합니다. 폐기할 때도 비용과 노력이 듭니다. 회사 생활할 때 동료였던 S씨는 명문대 Y대학을 나왔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S씨가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공부와 업무에 전념하도록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구매했습니다. 그의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S씨가 자기의 양복을 처음으로 구매하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S씨는 자기의 양복을 한 번도 구매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매우 당황해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가 가진 재산과 사회적 지위가 아무리 남들이 부러워하는 수준이라도 그가 스스로 경험한 시간이 부족하면 자존감이 낮은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가진 재산이 많지 않고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이라도 하나님을 경험하며 사는 사람들은 자존감이 높았습니다. 사람은 늘 소유와 경험 중에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섭니다. 소유하는 것은 내 눈에 보이지만 경험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소유를 더 낫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유하게 되면 익숙해지고 익숙하면 싫증이 납니다. 경험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온전히 자신의 기억 속에 새겨집니다. 필요할 때 언제든 불러낼 수 있습니다. 삶을 살아가다 힘든 시점이 왔을 때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만으로 현실을 지탱해 주는 무한한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기억은 자신이 해봤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모든 것을 공유하는 시대입니다. 굳이 모든 물건을 소유하지 않아도 내 돈과 시간을 공유를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번뿐인 이 삶을 경험하며 사는 것이 더 행복한 경제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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