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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겨울 편지

길 거리에는 개미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당신은말했겠지요
 
매서운 바람이 앙상한 나뭇가지만 매질할 뿐
 
추위를 이기는 새들만 바빠 보이고요  
 
아침 해가 떠오자마자 어둠은 달아났습니다
 


푸른빛이 그리웠겠지요만
 
길 건너편 굴뚝에서 튕겨 나온 연기의 치마폭이 길게
 
허공을 춤추며 빌딩을 휘감고 있습니다
 
기억은 그리움의 산물일 런지요
 
야윈 어둠 속 아직 잠들어있는 창가의 새 한 마리
 
등 기대고 싶은 이와 긴 이별을 한 것일까요
 
먹이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꿈의 날개 말입니다
 
눈은 새들의 하늘 높이 떠오른 날개를 쫓습니다
 
그들만의 경주에는 이야기가있는 것 같군요
 
창가의 싱그러운 화초와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나무의 속삭임을 바꾸는 찬 바람을 마시고 새와
 
먼 연인인 태양의 꿈마저 훔치고 싶은 겨울 선인장
 
줄기 끝에 맺힌 불룩한 사랑을 담은 분홍 꽃망울
 
활짝 터뜨리기를 기다리는 이 마음까지도 터뜨려 주기를
 
우리가 주고받은 말을 기억할 것이겠지요

정숙자 / 시인·아스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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