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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토삼굴(狡兎三窟)’과 리스크 관리

2023년 계묘년은 검은 토끼해다. 토끼는 성질이 순하고 귀여울 뿐 아니라 영리하고 지혜로운 동물로 여겨진다. 별주부전에서도 토끼는 용왕에게 간을 빼앗길 위기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벗어날 만큼 영리한 동물로 표현되고 있다. 그래서 토끼에게는 재난에서 잘 벗어나는 지혜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토끼가 위기에 대비해 세 개의 굴을 파 두었다가 그 중 한 쪽으로 빠져나가 목숨을 구한다는 교토삼굴(狡兎三窟)의 격언도 있다. 이것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미리 대책을 마련하는 토끼의 지혜로움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의미한다.  
 
리스크는 원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미리 예측하고 실제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리스크를 완화하거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즉각 조치를 취해 나가는 과정이 리스크 관리이다. 우리가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사소한 리스크 하나가 나중에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떤 하나의 원인이 다른 결과를 초래하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혹자는 ‘신이 세상을 창조할 때 확실성을 포함하는 것을 잊어버렸다’고 말한다. 그래서 인간은 결코 확실한 지식을 가질 수 없으며, 항상 어느 정도는 무지한 상태로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가진 정보의 대부분은 부정확하거나 불완전하다는 주장이다.  
 
미래에 일어날 것을 예측하고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를 능동적으로 선택하는 능력이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다. 리스크 관리는 의사 결정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중요하다. 그래서 효율적인 다섯 단계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첫째, 예측할 수 있는 모든 리스크를 찾아내어 목록을 작성한다. 둘째, 목록에 있는 리스크의 발생 확률과 영향에 근거하여 리스크를 정량화 한다. 셋째, 리스크를 완화시키기 위해 구체적인 방법을 선택한다. 넷째, 리스크 관리 계획을 세운다. 다섯째, 목록에 있는 리스크들을 모니터링하고 업데이트 한다.  그리고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말고 꾸준히 리스크를 예측하고 관리하면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리스크를 한문으로 쓰면 위기라는 단어가 된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라는 두 가지 뜻을 품고 있다. 그러기에 리스크 관리는 위험을 기회로 전환시키는 작업이다.
 


2023년에도 우리 앞에는 인플레이션 심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가중되는 주거비용 부담, 끝나지 않는 코로나 사태 등 복합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이런 어두운 경제 전망 속에서, 우리는 예상되는 위기와 예측 불가능한 위기를 전제로 올 한 해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세 개의 굴을 파 두었다가 위기를 모면하는 영리한 토끼처럼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갖추어 모든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 왜냐하면 위기가 닥쳐올 때 준비가 되지 않은 개인과 조직은 무너지게 마련이지만, 잘 준비된 개인과 조직은 기회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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