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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프리츠커 주지사의 두번째 임기

박춘호

박춘호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말 그대로 갑부다. 유명한 하얏트호텔 창업주의 후손으로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았고 돈 걱정 없이 살아왔다. 1956년생인 그가 처음 주지사에 출마한다고 했을 때 많은 주민들이 우려했던 것은 소위 금수저로 태어난 그가 서민들의 근심과 걱정에 대해 얼마나 많이 공감하고 아픔을 나눌 수 있을지 여부였다. 그의 재산은 약 36억달러 가량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주지사에 당선된 이후 자신의 가족사를 공개하면서 자신이 일곱살 때 아버지가 일찍 타계한 후 겪어야 했던 외로움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하며 인간적인 면모를 자주 노출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프리츠커 주지사가 보낸 지난 4년간의 첫 임기는 코로나19 팬데믹 대처에 대한 평가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창궐한 상황에서 방역과 격리, 경제 회복에 주지사가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리노이는 팬데믹 초기 자택격리를 선제적으로 시행했고 백신 접종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실시했으며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영향으로 프리츠커 주지사의 재선은 어렵지 않게 됐다.  
 
프리츠커 주지사의 재선을 도운 가장 결정적인 영향은 아무래도 연방 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판결에 따른 후폭풍일 것이다. 시카고와 서버브 유권자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반발이 표로 결집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상대 공화당 후보가 이에 대한 입장이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민주당 주지사의 재선 성공으로 이어졌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향후 4년간 일리노이 주정부를 이끌게 됐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제기될 수 있는 의문은 과연 프리츠커 주지사가 대권에 도전할 지 여부다. 2024년 대선이 있기에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다. 지금까지의 프리츠커 주지사의 행보를 보면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전국 단위의 민주당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각주 민주당 주지사의 선거 자금을 모금하는 등 향후 행보를 추측할 수 있는 행동들이 잦았다.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한 바와 같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프리츠커 주지사의 대권 도전이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프리츠커 주지사는 두번째 임기를 통해 공격용 무기 금지와 낙태권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공격용 무기 금지법은 이미 자신의 서명을 해서 즉각 발효됐지만 이후 이어질 법정 소송과 후속 대책 역시 중요하다. 주지사가 어떻게 이에 대처할 지도 주목된다. 낙태권 확보는 기존 법을 보강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주민투표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유력하다. 즉 주 헌법에 낙태권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주민투표를 통해 통과시킴으로써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다툼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프리스쿨을 확대하고 주립대학 학비를 무료로 하겠다는 다소 파격적인 정책도 추진할 것을 밝혔다. 프리스쿨의 경우 학부모들은 이미 알고 있다. 자녀 교육에 있어서 의무화된 프리스쿨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투표에서도 중요한 요소가 되는지를 말이다. 당장 일리노이주 옆인 인디애나주만 해도 프리스쿨이 선택이라 프리스쿨 프로그램이 없는 일부 학군에 자녀들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의 불만도 있다. 맞벌이를 하거나 조부모나 다른 가족들로부터 돌봄의 손길을 받을 수 없는 경우라면 부모들의 부담이 매우 큰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주립대학 학비 면제의 경우 더 큰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모든 학생들이 학비를 면제 받는 것은 아니고 중산층까지, 일정 소득 수준에 따라 자녀들이 주립대학에 등록하게 되면 학비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은 분명 큰 메리트다.  
 
이 밖에도 2050년까지로 설정한 탄소중립정책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기차 보조금 제도, 재정 건전성 확보 등도 프리츠커 2기가 꾸준하게 추진해야 할 과제다. 주지사는 이런 역점 과제를 추진하기에 매우 좋은 환경을 제공받았다. 주의회 상하원을 모두 민주당이 장악했을 뿐만 아니라 검찰 등 주요 선출직 역시 민주당이 석권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제2기를 시작한 프리츠커 주지사는 이런 우호적인 환경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민주당 독주 체제에 대한 주민들이 반발 역시 적지 않다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저변에는 오랫동안 일리노이를 장악해 오고 있는 민주당 리더십의 부정부패와 안이함으로 불신이 자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최근 수년 동안은 개선되고는 있다고 불안정한 재정 상황은 곧 서민들의 부담으로 귀결된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는 잠시 중단됐던 식품세가 다시 부과되고 개스세 역시 올라갈 것으로 예고되는 등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고통 받는 서민들의 어깨는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시 경쟁력을 떨어지고 있는 2023년에 출범한 프리츠커 2기다. 1기에 비해 기대감은 더 커지고 실적으로 보여줘야 할 것은 많다. 앞으로의 4년동안 링컨의 나라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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