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뉴욕, 에어비앤비와 전쟁
최근 뉴욕시가 숙박 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와 전면전에 나섰다. 2023년부터 숙소 단기 임대업을 하려면 호텔처럼 정식 등록해야 하는 새로운 법을 마련했다. 이 법을 적용해서 단속할 경우 뉴욕시에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나와 있는 방의 4분의 1이 사라질 전망이다.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도시 중 하나인 뉴욕에는 약 4만 개의 방이 이 웹사이트에 나와 있는데, 그중 1만 개가 사라지는 건 집주인과 관광객은 물론이고 에어비앤비에게도 큰 타격이다.
하지만 이런 결정을 반기는 뉴요커가 많다. 가뜩이나 관광객들로 일 년 열두 달 붐비는 도시인데 에어비앤비 급증으로 일반 아파트에까지 관광객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커뮤니티 분위기가 깨지고 매일 낯선 사람들과 마주쳐야 하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주거 비용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뉴욕의 아파트는 월세의 중간값이 4000달러가 넘는데, 방 4만여 개가 월세 물건에서 사라지고 사실상 호텔로 전환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사실 뉴욕을 포함한 많은 도시에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많은 지역에서 집주인들이 에어비앤비로 사업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집을 소유한 도시 중산층이 부업, 혹은 전업으로 수입을 올리는 것을 시가 나서서 단속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법을 마련해 적용하겠다는 것은 이제 대다수 주민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말이 좋아 ‘공유’이지 점점 더 큰 자본이 들어와서 사업화한다면, 이는 그냥 호텔업·임대업일 뿐이며 진짜 거주민을 도시에서 몰아내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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