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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더 파벨맨(The Fabelmans)’ 영화를 보고

영화관을 찾았을 때 보고 싶었던 영화는 상영하지 않았다. 어떤 영화를 볼까 망설이다 직원에게 좋은 영화를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더 파벨맨(The Fabelmans)’를 추천해 주었다. 무슨 영화인지도 모르고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차츰 전개되는 내용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어릴 때 겪었던 일화들로 엮어져 그의 반 자전적인 영화 스토리란 걸 알게 되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가 알고 있던 스필버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나치의 유태인 학살에서 살아남은 유태인 후손 가운데 이름을 떨친 사람들이 많다. 아인슈타인 박사, 헨리 키신저 박사,  엘렌 그린스펀, 할리우드 영화계를 주름잡는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 많은 유태인 디아스포라의 후손들이 미국의 경제계, 언론계, 방송계를 주름잡고 있다. 그 유명한 후손들 가운데 나는 스티븐 스필버그에 관해 얘기하고 싶다.  
 
스필버그의 어머니 리아 아들러(Leah Adler)가 로스앤젤레스에서 경영하는 식당에 기자가 찾아가 인터뷰한 내용을 보니 그녀의 아들 스필버그는 어릴 때 매우 소심했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그러다 보니 학교도 잘 안 가고 집구석에 처박혀 그림이나 그리고 사진기를 들고 다니면서 사진이나 찍고 놀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학교에 가면 급우들이 항상 “더러운 유태인” 이라고 놀려 대고 왕따를 당해 말할 수 없는 모욕감과 수치심으로 고통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야단치지 않고 오히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격려해 주고 장려했다고 한다.  
 
특히 그의 할머니는 “너는 둘도 없는 위대한 사람이 될 거야” 하며 그의 잠재 능력을 바라보고 앞으로 대성할 것을 기대하면서 그를 위로했다고 한다. 스필버그 부모의 교육관이 보통의 부모들과는 사뭇 달라 보였다. 한인을 포함해 보통의 부모님들은 자녀가 학교에 무단으로 결석하면 호통을 치고 큰일이 난 것처럼 자녀에게 등교를 강요하지만 스필버그의 어머니는 자녀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개발시켜 나가도록 뒷받침해 준 것이다. 그리하여 스필버그는 영화감독이 되어 영화계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가 있었다. 쉰들러 리스트로 아카데미 감독상까지 받게 된다.  그는 인디아나 존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 많은 영화 수작을 만들었지만, 쉰들러 리스트는 홀로코스트를 겪은 유태인의 아픔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작품으로 자기가 어릴 때 격은 아픔을 쉰들러 리스트에 반영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 새미가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우연한 기회에 할리우드의 유명한 영화감독 존 포트를 소개받아 만나게 된다. 이 유명한 감독은 영화 제작이 얼마나 험난한 줄 아느냐며 자기 벽에 걸어 둔 그림들을 가르킨다. 그림 하나하나 무엇을 말하는지 말하라고 하자 새미는 장황하게 설명한다. 감독 존 포드가 수평선이 어디 있느냐며 묻자 새미는 밑에 있다고 대답한다.  
 
또 다른 그림을 가리키며 수평선이 어디 있느냐고 묻자 새미는 밑(bottom)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이 감독은 기상천외의 대답을 한다. “수평선이 밑에 있으면 흥미로운 일이고, 수평선이 위에 있으면 이 역시 흥미로운 일이고, 수평선이 중앙에 있으면 싫증 나는 일이다(When the horizon is on the bottom. It's interesting. When the horizon is on top, it’s interesting. When the horizon is in the middle, it's boring.)” 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빨리 꺼지라고 소리친다.  
 
새미는 무슨 뜻인지 잘 몰라 어리둥절했지만 그의 사무실에서 나오면서 그 뜻을 곰곰이 생각하다 얼굴이 밝아지고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이 장면은 실제로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계에 뛰어들기 전 처음 만난 유명한 감독에게 발탁되는 과정을 담은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불우한 가정을 묘사한다. 새미는 어머니와 아버지와의 관계가 차차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모든 것을 비밀에 부친다. 어머니는 훌륭한 피아니스트로 가족을 부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새미는 모든 고난을 극복하고 영화계에 뛰어들게 된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어려운 모든 환경을 극복하고 영화계에 투신하여 전무후무한 명감독으로 영화계에 우뚝 선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김수영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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