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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내년 경제 얼마나 어려울까요?

진성철 경제부 부장

진성철 경제부 부장

연말이 되면 많은 언론이 쏟아내는 공통 기사가 있다. 바로 내년 경제 전망에 관한 것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내년 경제는 어떨까요”를 묻는다. 그러나 올해는 작년 이맘때의 질문과 사뭇 톤이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내년에는 경제가 좋아요. 아니면 좋지 않아요?”였는데, 올해는 “내년 경제는 얼마나 나쁘죠?”로 바뀐 것이다. 즉, 지난해에는 호황과 불황을 물었다면 올해는 내년 경제가 불경기일 것으로 이미 단정을 짓고 경기 침체의 강도를 묻는 것이다. 이미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는 내년 경제가 좋지 않다는 공통 인식이 생겼다는 걸 짐작게 하는 질문이다.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도 내년에는 경기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다만, 그들 사이에서도 연착륙할 것이냐, 경착륙할 것이냐는 의견이 엇갈린다.
 
‘샴 리세션 지표’를 창시한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샴은 내년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매우 높고, 변동성이 크지만 최근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수입 물가 하락 등 경기 하강 인자의 둔화가 포착되고 있다며 이런 주장을 펼쳤다. 이어 그는 경기 침체가 와도 재정정책을 통해 충격을 줄여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하면, 실업률이 5% 이상으로 치솟고 소비가 대폭 위축되면 보조금과 실업수당 확대로 이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단기간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굳건한 고용시장 덕에 실업률 급증 없이 노동시장의 과열을 진정시키며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마이클 콜린스 PGIM픽스드인컴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연착륙은 매우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며 “향후 1~2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로 둔화할 것이며 이를 통해 인플레이션은 3%대로 떨어지고 연준의 기준금리는 5%가 아닌 4%대에 근접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경착륙을 피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펀드매니저 27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내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는 응답자가 92%나 됐다. 블랙록의 세계 수석 투자전략가 웨이 리도 “중앙은행의 과도한 통화 긴축 정책으로 경기후퇴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의 조짐은 연말 쇼핑 시즌에서 나타났다. 11월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0.6% 줄었다. 지난해 12월(-2.0%)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또 이달 12∼16일 사이 이코노미스트 38명을 대상으로 한 월례 조사 결과 내년 미국 경기후퇴 전망 확률이 70%로 11월 조사 때의 65%보다 높아졌다. 경기후퇴 가능성 전망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름세다. 지난 6월의 30%와 비교하면 반년 새 2배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로이터 통신이 이달 초 8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내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60%로 나왔다. 다만 침체 강도에 대해서는 응답자 48명 중 35명이 짧고 얕을 것으로 봤다.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동기보다 3.2% 증가했다. 이는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비가 탄탄하고 기업의 수요가 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을 종합해 보면 2023년의 경기 하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침체 강도는 깊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모양새다. 따라서 이러한 내년 경기 전망을 바탕으로 은퇴플랜과 투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또 내년은 스마트한 소비를 통해 경기 침체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는 지혜가 요구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성철 /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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