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시장 선거 드리운 FTX 스캔들
라이트풋-가르시아 모두 연루
미국 3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였던 FTX의 샘 뱅크먼-프리드 최고경영자는 투자금을 개인 용도로 유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돈세탁과 전신환 사기 등 8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13일 연방 의회에서 열릴 예정인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었다가 자신이 머물고 있던 바하마에서 전격 체포돼 미국으로의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앞서 FTX는 지난달 파산신청을 한 바 있다.
한때 기업 가치가 320억달러에 달했지만 창업자이자 억만장자였던 뱅크먼-프리드는 최대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FTX의 몰락이 미국 최악의 금융 사기 사건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FTX와 시카고의 연관성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추이 가르시아 연방 하원의원에게 2900달러를 선거 자금으로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뱅크먼-프리드가 운영하는 정치활동위원회(PAC)인 Protect Our Futures는 가르시아 의원의 지역구인 4지구에 우편 홍보물을 발송하는데 15만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희대의 금융사기범죄를 저지른 뱅크먼-프리드가 가르시아 의원에게 막대한 정치 자금을 지원해 당선에 기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셈이다.
민주당 소속 가르시아 의원은 뱅크먼-프리드가 출석할 예정이었던 연방 하원 금융위원회 소속이다.
뱅크먼-프리드는 가르시아 의원뿐만 아니라 지난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한 7~8명의 일리노이 민주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 후보들에게도 선거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금융사기범으로부터 정치 자금을 받은 데 그치지 않고 FTX의 사기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거나 관련 규제 완화 등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 가르시아 의원은 치명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내년 2월 실시될 시카고 시장 선거에 출마한 가르시아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 11명의 후보 중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현직인 로리 라이트풋 시장을 앞서고 있다.
한편 라이트풋 시장 역시 뱅크먼-프리드 스캔들과의 연관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뱅크먼-프리드가 라이트풋 시장에게는 선거 자금을 지원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5월10일 열린 시카고 FTX 사무실 기념식에 라이트풋 시장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또 FTX가 라이트풋 시장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시카고 시의 기본소득제 프로그램에 100만달러를 지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FTX의 본사는 지난 9월 마이애미로 이전하기 전까지 시카고의 풀턴 마켓에 위치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뱅크먼-프리드 스캔들이 어떤 방향으로 시카고 시장 선거전에 영향을 끼치게 될 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가르시아 의원과 라이트풋 시장 모두 어느 정도의 연관성을 부인하긴 힘들게 됐다는 게 중론이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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