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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만불 들인 시설에 노숙자는 단 70명

기획: 한인타운 임시 셸터 르포<상>
건축 비용 대비 성과 미미
LA 전임 시장·시의장 강행
예산 부담…전시행정 지적

LA한인타운이 포함된 10지구에는 2곳의 노숙자 임시 셸터가 운영 중이다. 왼쪽은 라파예트 희망, 오른쪽은 10지구 시의원 사무실 주차장에 마련된 여성 노숙자 전용 시설의 모습. 김상진 기자

LA한인타운이 포함된 10지구에는 2곳의 노숙자 임시 셸터가 운영 중이다. 왼쪽은 라파예트 희망, 오른쪽은 10지구 시의원 사무실 주차장에 마련된 여성 노숙자 전용 시설의 모습. 김상진 기자

#. 15일 윌셔 불러바드와 후버 스트리트가 만나는 대로와 인도는 조용한 분위기였다. 이곳에는 지난해 3월 5일 문을 연 24시간 노숙자 임시 셸터(Bridge Housing)가 있다. ‘라파예트 희망(Hope at Lafayette)’으로 불리는 이곳 시설은 녹색 펜스 안쪽에 컨테이너 여러 개로 구성됐다. 남쪽으로 난 시설 입구에는 라커룸이 먼저 보인다. 시설 안으로 들어가는 철문에는 사설 경비원 한 명이 금속탐지기를 들고 오가는 노숙자와 스태프를 안내했다. 시설 안에는 말끔한 차림의 노숙자들이 정오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시설 스태프인 빅터는 “문을 연 당시에는 50명 정도였지만 지금은 80명까지 수용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시설 운영 1년 반 동안 특별한 사건·사고는 없었다고 전했다. 시설 동쪽 길 건너 위치한 주거시설 ‘그라나다 빌딩’ 경비원 2명은 “셸터가 크게 방해되지 않는다. 주민들 불만도 없다. 노숙자를 돕는 좋은 일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설 바깥쪽 인도에 노숙자의 텐트 5개가 자리해 묘한 대조를 보였다.
 
지난달 에릭 가세티 전 LA시장은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노숙자 셸터 지원 프로그램(A Bridge Home project)의 성과로 ▶15개 시의원 지역구별 임시 셸터 설치 및 운영 ▶최근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1500만 달러 노숙자 지원금 등 예산 확보 ▶주민발의안 HHH 통과에 따른 향후 10년 동안 12억 달러 공채 발행 ▶현재까지 노숙자 5500명 셸터 지원 등을 강조했다. 가세티 전 시장은 노숙자 셸터 지원 프로그램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임자가 남긴 임시 셸터
 
2018년 4월 당시 가세티 시장과 허브 웨슨 LA시의장은 ‘지역구별 노숙자 임시 셸터’ 조례안을 시행했다. 시의원 지역구마다 노숙자 임시 셸터 1개씩을 조성, 당시 3만여 명인 LA시 노숙자에게 당장 급한 잠자리를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그 결과 한인타운이 포함된 10지구 등 지역구별로 임시 셸터가 설치됐고, 이곳에서 40~100명씩 머물며 재활 및 복지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첫해 예산은 지역구별로 130만 달러씩 총 2000만 달러가 배정됐다.
 
가세티 전 시장은 “노숙자 지원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3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임시 셸터는 그때까지 노숙자를 위한 복지시설로 기능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8월 LA시의회는 만장일치로 노숙자 거주시설 2만5000유닛을 새로 짓는 조례안을 승인했다. 2만5000유닛에는 임시 셸터, 재활시설 셸터, 리모델 셸터, 영구주택이 모두 포함됐다.
 
▶예산부담과 전시행정
 
지역구별 노숙자 임시 셸터가 운영된 지 2~4년째를 맞았지만, 예산 낭비라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프로그램 도입 초기 시장실과 시의회 측은 노숙자 영구 거주 주택 마련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임시 셸터를 3년 한시적으로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임시 셸터가 돈 먹는 하마라는 지적이 나왔다. 노숙자 수용인원 100명 미만인 시설 한 곳을 구축하는 데 많게는 550만 달러가 들어갔다.
 
실제 10지구 라파예트 희망은 70명 수용인원에 공사비 550만 달러, 12명을 수용하는 시의원 사무실 주차장 부지(1819 S. Western Ave)에는 공사비 150만 달러가 들어갔다. 라파예트 희망의 경우 공사에만 2년 가까이 소요됐다. 이후 시정부는 구세군에 예산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위탁운영을 맡겼다.  
 
반면 구세군과 10지구 시의원 사무실은 임시 셸터 노숙자 수용 현황과 운영비 예산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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