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주하원, 사상 처음 여성이 남성 압도
전체 65석 중 39석 차지 … 민주당 34석, 공화당 5석
최근 덴버 7 뉴스 보도에 따르면, 내년 1월 74차 총회를 앞두고 있는 콜로라도 주하원은 전체 69석 가운데 여성의원이 39명으로 남성의원 26명을 압도했다. 콜로라도 주하원에서 여성의원수가 남성의원수를 추월한 것은 주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여성 정치력 신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콜로라도가 이룩한 것이다. 미전역 주의회에서 여성의원이 남성의원을 추월한 곳은 네바다주와 콜로라도 뿐이다. 39명의 여성 주하원의원 중 민주당 소속은 34명, 공화당 소속은 5명이다. 그러나 주상원의 경우는 여성의원수가 전체 35석 중 12석에 그쳐 여전히 남성의원수가 압도적이다. 이 중 민주당 소속은 10명, 공화당 소속은 2명이다.콜로라도는 정치분야에서 여성들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주다. ‘콜로라도 역사’(History Colorado)의 기록보존 담당자인 션 보이드는 “콜로라도는 미국에서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두 번째 주였다. 특히 1893년 남성들이 투표를 통해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최초의 주였다”고 설명했다. 메그 프롤리치 주하원의원(민주/잉글우드)은 “여성 투표권 부여는 19차 미수정헌법이 제정되기 27년전으로 미국내 다른 어떤 주보다도 앞선 것이다”라고 말했다.더더욱 놀라운 것은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처음 부여한 바로 다음해인 1894년의 선거에서 콜로라도는 미국에서 최초로 여성 주의원 3명(클라라 크레싱햄, 캐리 C. 홀리, 프랜시스 클락)을 당선시켰다는 사실이다. 프롤리치 의원은 콜로라도에서 여성들이 공직에 선출된 역사를 기록하고 왜 여성들이 콜로라도에서 성공을 거두었는지 전국의 다른 지역들과 비교해 자세히 살펴보는 다큐멘터리 ‘스트롱 시스터스’(Strong Sisters) 제작에 참여했다. 그는 “그것은 우리의 서부 정신(Western ethos) 즉, 사람들이 와서 스스로를 재창조할 수 있다고 느끼는 우리 주의 새로움(newness)과 관련이 있다. 이는 카우걸(cowgirl)이나 목장주 여성은 일종의 독립적인 정신(independent spirit)이라는 이론에 근거한다”고 전했다. 보이드 기록보존 담당은 “콜로라도의 여성들은 공직에 선출되기 전부터 비록 배후에서 이긴 하지만 주 정치에서 중요한 막후 역할을 했다.
여성 참정권 운동(Women’s Suffrage Movement)은 콜로라도에서 좀더 은밀한(underground) 것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주 역사에서 과거의 여성 참정권 운동과 현재의 여성 정치 활동 사이의 유사점을 본다는 보이드는 “과거 여성들이 1893년 투표권 부여를 관철시키기 위해 은밀히 캠페인을 벌인 것과 거의 같다. 현재도 가끔은 여성들이 주의회에 진출하고 입법부를 장악하는 것은 거의 비밀스러운 일이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여성 정치인들이 주하원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일반 주민들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주의회에 점점 더 많은 여성의원들이 진출하자 건물 자체도 수년에 걸쳐 변화를 주어야 했다. 2019년 콜로라도 주의회는 브리트니 피터슨 주상원의원이 첫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상 처음으로 수유실을 마련했다. 그 이전에는 주의원이나 직원들이 수유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이 없었다.여성 의원들이 늘어나면서 화장실도 수년에 걸쳐 변화가 있었다. 프롤리치 의원은 “우리는 본회의장에 좀더 가까운 여자 화장실 마련을 위해 싸워야 했다. 여성 화장실이 너무 멀어서 투표시간을 놓치고 경우가 빈발했기 때문이다. 건물에 여성들이 있다는 사실이 어떻게 건물을 물리적으로 변화시켰는지 흥미롭다”고 전했다. 심지어 주의회내 여자 화장실에는 좀더 가까운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순간을 기념하는 명판까지 생겼다. 주하원 건물이 개조되면서 여성들은 하원 쪽의 더 큰 화장실까지 제공받았다.
올해 주의회에서는 또 다른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바로 주하원의 9개 지도부 자리 중 8개가 여성으로 채워진 것이다. 민주당 소속 줄리 맥클로스키 주하원의원이 차기 주하원의장(Colorado House speaker)을 맡게된 데 대해, 공화당 소속 재니스 리치 주하원의원은 “우리는 이제 사상 처음으로 여성 의장을 갖게 됐다. 그래서 나는 약간 흥분된다. 우리는 같은 당이 아니지만 알다시피 우리는 함께 상당히 많은 법안을 발의했다. 나는 그녀를 친구로 생각한다”고 말했다.2018년 처음으로 주하원의원에 당선된 리치 의원은 4년간 재임한 후 지난 선거에서는 7지구 주상원의원으로 선출됐다. 차기 주상원에서 단 2명의 공화당 소속 여성의원 중 1명인 그는 역사의 일부가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들이 주하원에서 다수를 차지하지만 그들은 확실히 단일 집단이 아니며 한 목소리로 말하거나 투표하지는 않을 것이다. 주의원들은 각기 다른 배경과 지역 출신이며 각기 다른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다. 여성들이라도 서로 동의하지 않는 이슈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덴버 7 뉴스와 인터뷰한 상당수 여성의원들은 역사의 일부가 되어 기쁘고 일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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