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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카운티 증오범죄 20년래 최악

작년 786건, 전년비 23% 늘어
아태계 대상 범죄는 96% 급증
공격성 범죄 많아 피해 가중

LA카운티 전역에서 인종, 성정체성, 종교, 성별, 나이 등을 이유로 발생한 증오범죄가 19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아시안·태평양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는 96% 급증했다. LA카운티 정부는 증오범죄 예방캠페인 강화를, 법집행기관은 가해자 ‘무관용 원칙’을 강조했다.  
 
7일 LA카운티 인간관계위원회(HRC)는 ‘2021년 증오범죄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HRC는 “증오범죄가 2002년 이후 줄어들다가 최근 2년 사이 급증, 19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며 “특히 증오범죄 사례를 보면 LA카운티에 사는 모든 사람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굉장히 우려할만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LA카운티 증오범죄는 2001년 1031건으로 정점을 찍다가 2013년 384건까지 줄었다. 이후 2019년까지 530건 이하를 기록하다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 641건, 지난해 786건까지 치솟았다.
 
특히 HRC는 코로나19 기간 발생한 증오범죄가 언어폭력 등 단순위협에서 물리력을 가한 폭행 및 살인 등으로 악화했다고 경고했다. LA경찰국(LAPD)과 카운티 셰리프국, LA카운티 검찰도 증오범죄가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했다.
 
실제 지난해 증오범죄 786건 중 단순 위협은 262건, 밴달리즘 167건, 공격적 위협 및 폭행 154건, 협박 142건, 풍기문란 33건, 강도 16건 순이었다. 공격적 위협 및 폭행은 전년보다 10%, 협박은 전년보다 56% 늘었다.
 
증오범죄 대상별로는 흑인 피해자가 219건으로 가장 많았다. 성소수자 피해자는 142건, 멕시칸 91건, 유대인 81건, 아태계 47건, 백인 43건, 성전환자 41건 순이었다.  
 
아태계 피해자는 2020년 24건에서 지난해 47건으로 96% 급증했다. 같은 기간 중국계 피해자도 15건에서 20건으로 늘었다. HRC는 팬데믹 기간 아태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기승을 부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LAPD 마이클 무어 국장은 “올해 들어 아태계 대상 증오범죄는 약 20%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증오범죄 동기로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인종·문화·국적을 트집잡은 경우가 473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성수자의성정체성 142건, 종교 111건, 성별 51건, 불분명 38건, 장애 4건 순이다.
 
LA카운티 정부와 검찰은 증오범죄가 단순위협에서 폭력적으로 악화하는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니스 한 수퍼바이저 위원장은 “증오범죄 가해자는 수사를 통해 처벌하고 피해자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피해를 볼 경우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많은 이들이 알도록 꼭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지 개스콘 카운티 검사장은 “LA한인타운 등 지역별로 커뮤니티 단체와 협력해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증오범죄는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가해자 기소 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LA카운티 증오범죄 피해 신고는 웹사이트(www.lavshate.org)나 전화(211)로 하면 된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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