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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양극화 끝내는 길라잡이였으면”

‘헌트’ 연출 이정재 감독 인터뷰
이념 갈등·대립하는 한국사회 배경
2일 미국 개봉, 7일 넷플릭스 상영

영화 ‘헌트’제작보고회에서 감독 겸 배우 이정재가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

영화 ‘헌트’제작보고회에서 감독 겸 배우 이정재가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

신군부 집권 하의 안기부 고위 간부인 두 인물이 서로의 정체를 의심하면서 펼쳐지는 첩보물 ‘헌트’는 단순 액션물이 아니다. 어두웠던 시대인 1980년대를 뒤돌아 보며 분단과 독재라는 대단히 육중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하는 ‘헌트’는, 배우 생활 30년을 맞은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이다.  
 
­김정(이하 김): 5월 칸영화제, 8월 국내 개봉에 이어 12월 2일을 기해 미주에서도 개봉했다. 영화를 기대하는 미주 한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정재(이하 이): 한국에서 흥행이 잘 된 편이고 미국에서도 팬들이 블로그 등을 통해 좋은 감상평들을 많이 올려 주셨다. 특히 한국의 근대사를 이렇게 영화로 풀어내기도 하는구나 하는 반응이 많았다. 떠나온 고국에서 예전에 있었던 일들을 새롭게 조명한 영화이니 애정을 가지고 감상해주셨으면 한다.  
 
­김: 이정재에게 80년대는 어떤 시대였나? 오늘 날 한국사회의 이념 구도와 영화에서 그린 80년대의 시대 배경은 어떻게 다른가.  
 


이: 한국은 이전에도 이념 갈등 때문에 전쟁을 겪었고 지금도 누군가의 선동에 의해 끝없는 양극화로 갈등하고 대립하고 있다. 우린 왜 이념 문제로 서로 화합하지 못할까 고민했고 우리의 신념이란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었다. 한국은 80년대 이후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남북 상황을 악이용하는 세력들이 있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거짓 정보나 뉴스로 대중을 선동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너무 멀지 않은 시대, 이념적으로 가장 치열했던 시대였던 80년대의 이야기를 통해 영화의 주인공들이 자신들의 잘못된 이념을 마침내 깨닫고 좋은 길을 가고자 하는 마음을 그리고 싶었다. 그래서 이념적인 성격이 강한 군인과 북한쪽 인물을 설정하게 됐다.  
 
­김: ‘헌트’를 첫 연출한 이후, 배우 때와는 달리 영화 예술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나.  
 
이: 연기자는 촬영이 끝나면 편집, 음악 등의 후반 작업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감독으로서 준비 작업, 촬영, 촬영 이후의 단계를 모두 경험하면서 영화가 예술로서 지니는 가치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됐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좀더 깊은 감동과 재미를 안겨주고 싶은 감독의 마음도 알게 됐다.  
 
김: 앞으로 영화 연출은 다시 안할 거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 ‘헌트’를 끝내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는 표현이 그렇게 전달된 것 같다. 꼼꼼한 탓에 책임감이 남다르다. 작품 하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두의 능력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연출 작업이란 걸 알게 됐다. 영화의 주도권은 물론 감독에게 있지만, 지금은 영화 현장이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이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마음으로 그 말을 정리해야겠다.  
 
­김: 이정재 30년 영화 인생의 하이라이트라면.  
 
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에 대해서 자주 질문을 받는다. 과분한 사랑을 받고 여기까지 오다 보니 지난 날의 하루 하루가 내게는 모두 소중했던 날이었던 것 같다. 매일 축적되어 가는 과정에서 ‘오징어 게임’과 같은 행운도 찾아왔고 작품이 성공하지 못함으로 더욱 중요한 가치를 깨닫게 된 경우들도 많았다. 인생은 한방이란 말도 있지만, 그보다는 얇은 종이가 한장 한장 쌓여가는 게 인생이라 생각한다. 매일 매일이 인생의 변곡점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이정재, 정우성 주연의 투톱 액션이 주는 긴장감이 팽팽한 ‘헌트’는 12월 2일 미 전역 개봉에 이어 7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80년대를 살지 않았던 세대들에게는10.26사태, 5.18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 현대사의 중요 사건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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