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 시카고 시의원' 에드 버크 불출마
부정부패 혐의 재판으로 불명예 퇴진
버크 시의원은 2023년 2월 실시될 시카고 시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서류 마감 시한인 지난 28일까지 출마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1969년 20대 중반의 나이에 시의원 재임 중 사망한 부친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이후 53년간 줄곧 재임했던 시카고 14지구 시의원직을 내려놓게 됐다.
민주당 소속 버크 시의원의 불출마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무엇보다 버크 시의원은 현재 진행 중인 연방 재판을 앞두고 있다.
시카고 시의회의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재정 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자신이 공동 대표로 있는 변호사 사무실에 일을 맡기지 않으면 시의회가 제공할 수 있는 각종 혜택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갈취와 뇌물, 강요죄로 기소된 바 있다. 그는 '가장 힘 센 시의원', '마지막으로 남은 정치 머신' 등의 별명을 얻기도 했다.
지난 2019년 14가지 부정 부패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버크 시의원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지만 내년 11월 시작되는 본재판을 앞두고 재출마 포기 압박을 받아왔다. 2019년 선거에서도 재출마 포기 압박을 받았지만 당시는 혐의가 구체적이지 않았던 반면 지금은 연방 검찰의 수사 내용이 비교적 상세하게 알려지면서 당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아울러 버크 의원이 재임 중인 14지구가 선거구 재획정으로 크게 바뀐 것도 15선 도전 포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전까지 14지구는 버크 의원이 거주하고 있는 브라이튼파크를 중심으로 하는 백인 보수층이 집중된 곳이었지만 2020년 인구 센서스 조사 이후 단행된 지역구 재획정으로 인해 전체 투표 가능 인구의 87%가 라티노 주민들로 바뀌는 조정이 있었다. 이로 인해 설령 버크 의원이 재출마를 하더라도 당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버크 의원의 재출마 포기로 내년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가 제이류 기티아레즈와 라울 레이스가 모두 라티노 주민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편 버크 시의원측은 출마 포기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있다. 현재 그가 보유하고 있는 정치 자금은 모두 200만 달러 가량. 이를 자신의 재판 소송 비용으로 사용하면서 무죄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버크 시의원과 함께 시카고 및 일리노이 정계와 법조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그의 부인 앤 버크 일리노이 대법원장도 이달 말 은퇴한다.
Nathan Park•Kevin Rho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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