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 시스템 강화해야 미래 있다" 한인 교인 의식 조사 <2>
이민 교회가 안고 있는 숙제들
교육 부서 재정 지원 강화 중요
한인 2세들 영어권 교회 출석
"부모가 다니는 교회 안 다녀"
3040세대 주일학교 강화 강조
신앙 떠난 한인 2세들도 많아
현재 1세대 중심의 이민 교회는 언어적, 문화적으로 2세들과 괴리가 생겨나고 있다. 이민 교회의 정체성 및 유지는 한인 교계가 안고 있는 숙제 중 하나다.
한인 교인들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가장 먼저 교육 부서를 위한 재정 지원 강화(54.4%.중복응답 가능)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EM(영어부)을 위한 공간 확보(45.1%), 20~30대를 교회의 의사결정 기구에 참여시킴(30.6%), EM 목회의 자율권(28.9%) 등을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꼽았다. 신규 이민자 정착을 위한 사회적 서비스 제공(17.5%), 한어권 청년을 위한 재정 지원 강화(16.8%)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한인 교회 사역의 무게추가 시간이 갈수록 한어권 중심에서 영어권 사역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교인 서중현(45.LA)씨는 "젊은층 교인 비율만 봐도 한국어권보다 영어권 교인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교회에서도 차세대 사역을 논의할 때 아무래도 한어권 대학, 청년부는 상대적으로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부모와 자녀가 반드시 같은 교회에 출석하는 것은 아니다.
지앤컴 리서치는 자녀를 둔 한인 교인(59세 이하)들에게 가족간 교회 출석 여부를 물었다. 응답자 3명 중 1명(32.5%)이 '자녀와 같은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녀와 같은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 중 35.1%는 '자녀가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고 답했다. 부모는 신앙이 있어도 자녀는 신앙 생활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어 '다른 한인교회의 EM부서에 출석 중(22.3%)', '한인 2세들만 모인 교회에 출석 중(19.4%), '다민족 교회에 출석 중(10%)', '미국 교회에 출석 중(8.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한인 2, 3세들은 아예 교회에 다니지 않거나, 영어권 중심의 한인 교회에 출석 중임을 알 수 있다.
자녀가 부모와 다른 교회에 출석 중인 이유로는 '거리가 멀어서(26.2%)'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부모와 함께 다니던 교회와 정서, 문화가 맞지 않아서(21.4%)', '부모와 함께 다니던 교회에는 EM부서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서(19%)', '부모와 함께 다니던 교회에서 소속감을 못 느껴서(11.9%)', '부모와 함께 다니던 교화에서 EM교회가 새로 분리 개척되어서(5.6%)', '부모와 함께 다니던 교회에서 상처를 받아서(4%)' 등의 답변도 많았다.
종합해 보면 부모와 다른 교회에 출석 중인 자녀 5명 중 3명(56.3%)은 1세대 중심의 교회의 정서 및 문화 차이, 상처 등으로 한인 교회를 떠난 것으로 분석된다.
자녀가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물었다.
먼저 부모들은 자녀가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유에 대해 가장 먼저 '믿음이 없어서(50%.중복응답 가능)'를 꼽았다.
이어 '교회에 대한 무관심(29.7%)', '목회자에 대한 불만.언행 불일치(20.3%)', '교회가 세상문화에 대해 지나치게 배타적ㆍ교회가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서(각각 17.6%)', '무조건적인 믿음을 강요(10.8%)', '교회의 가르침이 시대에 뒤처져서(6.8%)' 등의 순이다.
즉, 부모와 달리 교회에 다니지 않는 자녀 2명 중 1명(47.4%)은 교회 내 문제로 인해 기독교를 떠난 것으로 분석된다.
1세대 교회 내에서 EM부서가 성장하기 위한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물었다. 핵심 개선 방안은 '소통 강화'였다.
응답자의 66.6%가 '영어권과 한어권 사역의 소통 강화'를 꼽았다. '문화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43.8%)', '한어권과 영어권 리더십의 정기적 교류(41.9%)', '영어권 사역자에 대한 투자 강화(37.6%)', '영어권 교인이 한어권에서 직분자가 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6.9%)' 등도 EM 부서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3040세대를 붙들기 위해 교회학교 시스템 강화는 필수적"이라며 "앞으로 교회학교 시스템 강화는 한인교회 미래를 위한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주 한인들은 이민 생활 가운데 평균 2.4번이나 교회를 옮겼다. 응답자의 37.8%는 '1~2회' 출석 교회를 옮겼다. 이어 '3~4회(30.8%)', '5회 이상(12.8%)' 등의 순이었다. 응답자의 43%가 이민 생활 가운데 3회 이상 교회를 옮긴 셈이다.
또,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한인 교인들은 49.8%가 목회자의 이중직을 찬성했다. 이는 한국 내 교인들의 찬성 의견(62.7%)보다 오히려 낮은 것이 특징이다. 이중직을 반대하는 주요 이유로는 '목회에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무려 82.1%로 나타났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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