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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대선 재도전 트럼프의 승부수

“중간선거에서 내가 지지한 후보가 승리하면 전부 내 공이지만 패배해도 내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 지난 15일 세 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일에 뉴스내이션(the NewsNation)이라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공화당의 중간선거 부진은 트럼프 책임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공화당 돌풍이 예상됐고 그는 선거에 깊숙이 관여했다. ‘현 정부를 심판하는 중간선거의 전통대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손발이 완전히 묶일 것이다 힘 빠진 바이든 정부는 국제무대에서도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할 것이다 트럼프가 지지한 2020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극우 후보자들이 대거 당선되어 민주국가 근간을 흔들며 경합주들의 선거 시스템을 장악할 것이다’등의 예상이 나왔지만 빗나갔다.      
 
하지만  2020년 대선 결과 부정론자들이 48개 주에서 출마해 200명 이상이 연방 상하원과 주 고위직에 당선됐다. 이번 중간 선거는 이들이 민심을 파악하는 첫 번째 선거였다. 이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번 중간선거는 평화적 정권 이양을 명시한 헌법 시스템을 저울질하는 아주 중요한 시험장이었다”고 표현했다.  
 
주 선거를 총괄하는 총무처장관 직에 나섰던 2020년 대선 사기 주장자들이 인디애나주를 빼곤 모두 낙선했다. 공화당의 주의회 장악도  30개 주에서 26개로 감소했고, 민주당은 오히려 17개 주에서 19개로 증가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현직이 없는 선거구(open seat)와 현직 의원과의 대결에서 민주당보다 더 많은 의석을 얻었다. 전국적으로 보수화된 미국이 드러났다.


 
높은 인플레와 바이든의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선전한 이유로 여러 요인이 분석됐다. 그중 자신들의 신념에 맞는 기후변화, 총기규제, 낙태권 보호 정책을 펴는 민주당을 택한 과반수 이상의 Z세대(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출생)와 지지하는 정당을 넘어 자질을 갖춘 후보자에게 표를 던져 ‘정당 교차 투표자(ticket-splitters)’가 된 무당파와 중도우파가 주목받았다. 민주당은 공화당의 돌풍은 막았지만, 유색인종의 지지는 하락했다.  
 
상원은 민주당이,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 됐다. 다수당이 바뀌면 새로운 시대가 된다. 1931~1993년 사이는 공화당이 대선 승리를 더 많이 했고 민주당이 하원을 거의 장악했다. 덕분에 양당이 모두 다수당인 듯한 정치를 했다. 그러나 1995년 이후 하원 다수당이 이번까지 5번 바뀌었다. 하원은 입법, 예산, 외교 정책 외에 의회 조사권을 갖고 있다.  
 
이제 확실한 양당 대결 구조다. 다수당과 소수당의 의석수 차이와 경합주에서의 승자와 패자 투표율 격차가 거의 없다. 즉, 명목상 힘의 균형이 움직였지만 양당 모두 소수당 정치를 하는 세태다. 특정 정당을 향한 지지자들의 충성도가 높아 정치가 점점 딱딱하게 굳어진 결과다. 그만큼 중도파와 무당파가 귀한 시대다.  
 
비하하고 태우는 정치(slash and burn politics)의 대가인 트럼프가 공식적으로 재등장했다. 이는 정적이나 경쟁자, 비판자, 반대 언론인들을 소송과 압박으로 위협하는 정치 형태다. 보수적 신문인 뉴욕포스트는 그의 2024년 대선 출마를 이렇게 보도했다. ‘이미 왔었고 끝난 일이다. 은퇴한 플로리다 인이 대선 출마를 깜짝 발표했다’. 미국인 65%가 그의 출마를 반대한다.
 
트럼프는 정치적 내구력과 반대자를 제압하는 동물적 감각을 갖고 있다. 여전히 사법 처리 가능성은 열려 있고, 프리덤 코커스 소속 공화당 하원의 극우 정치인들은 벌써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험난한 국정이 예고된다. 트럼프는 향후 2년간 예상되는 혼란에 자신의 승부를 건 듯하다.  

정 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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