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새벽 깨운 붉은함성, 코타플ㆍ해마루 등 단체응원
전반 "황의조 슛! 아~" 후반 "막아막아 휴~"
쌀쌀한 날씨에도 수백명 모여
"잘싸웠다…16강 기대" 박수
이날 코리아타운플라자 옥상에는 400여명의 붉은 티셔츠를 입은 한인들이 모여 '대한민국'을 외쳤다. 같은 시각 한인타운 '해마루'에서도 100여명의 한인이 모여 한국팀을 응원했다.
경기 시작 1시간 전인 새벽 3시부터 화랑청소년재단에서 30명 LA한인회에서 20명이 나와 코리아타운플라자 옥상에서 무대 준비와 셋업을 도왔다. 새벽 3시 반부터는 쇼핑몰 밖에서 입장을 위한 긴 줄이 이어지면서 주최측은 예상보다 이른 4시부터 입장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다소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6세 아이부터 80대 시니어까지 붉은 악마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한인들은 스크린 앞에 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다같이 북소리에 맞춰 한국팀의 우승을 응원했다. 저마다 털모자를 쓰거나 담요를 둘러 추위를 피하는 모습이었다. 다함께 관람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피터 이(78)씨는 "다같이 경기를 보니 훨씬 흥미진진하고 날씨가 춥지만 힘들지 않다"며 "우루과이가 쉬운 팀이 아닌데 한국 선수들이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후반 내내 치열한 경기가 펼쳐지면서 한인들은 스크린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전반 34분 황의조 선수의 오른발 논스톱 슛이 아쉽게도 골대 위로 향했을 때는 일제히 탄식이 터져 나왔다.
경기 내내 우루과이의 거센 공격은 손에 땀을 쥐게 하였지만 번번이 골대에 부딪혀 실패로 돌아갈 때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경기 95분쯤 우루과이 선수가 코너킥을 따냈지만 한국팀 김승규 골키퍼가 막아내자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어린 세 자녀와 함께 온 애나 조씨는 "아이들이 모두 미국청소년축구협회(AYSO)에서 활동하며 축구에 관심이 많다"며 "엄마 아빠도 같이 응원하러 가자고 해서 함께 왔다"고 말했다.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대니 마르티네즈(멕시코)는 "경기를 보려고 친구와 밤새고 왔다. 경기가 너무 흥미진진하다"며 "한국을 응원한다. 한국이 이겨서 멕시코랑 겨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형 TV 3대가 설치된 해마루는 예상보다 더 많은 손님이 몰려 입구에서 입장을 제한했다. 해마루는 예선 3차전까지 한국이 승리하면 설렁탕 공짜 무승부면 설렁탕 반값만 받는 행사를 진행한다. LA상공회의소 김동현 이사장은 "소속 회원 10명과 함께 왔다"며 "이번 월드컵을 통해 업소도 살고 한인타운 경제도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한인들은 무승부에 아쉬워하면서도 대표팀을 향한 박수를 잊지 않았다.
로라 김(50)씨는 "우루과이가 결코 녹록한 팀이 아닌데 한국 선수들이 너무 잘 싸워준 것 같다"며 "남은 두 경기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제임스 안 LA한인회장은 "예상보다 한인들의 관심과 호응이 더 뜨거웠다.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양해해주신 한인분들께 감사 드린다"며 "2 3차전도 응원전 행사를 마련할지 아직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장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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