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를 배우자!
목회칼럼 임동섭 에콰도르 선교사
노후에 필요한 재정에 대한 착각들이 있습니다. 첫째가 계속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은퇴한 순간부터 은퇴 전과 같은 생활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은퇴 후에는 노동 수입이 없어지기 때문에 모아둔 자산이 빠르게 감소하게 됩니다. 집의 빚을 다 갚았다고 해도 고정적으로 나가는 생활비가 있기 때문에 매월 고정적으로 쓸 현금이 필요합니다. 둘째 착각은 자녀들을 지원하면 자녀들이 노후를 책임져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한국인들은 자녀들을 과도하게 지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4~50대가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하는 이유의 65%가 자녀의 교육비와 결혼 지출 때문이라는 통계자료가 있습니다. 자녀가 내 노후 대비책이라고 믿는 것은 큰 착각입니다. 자녀 세대가 부모를 부양하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구조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 시대는 결혼한 자녀 2명이 양가 부모를 부양하는 시대입니다. 또한 부양하려는 자녀 역시 책임져야 하는 자식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셋째 착각은 무언가를 배우기에 늦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머리가 굳고 습득이 느리기 때문에, 혹은 이 나이에 배우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엔 노후 연령이 늘어나는 만큼 제2의 직업이나 취미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평생 노화를 연구해 온 박상철 전남대 석좌교수는 젊은 세포와 늙은 세포에 동일한 자극을 주었습니다. 자외선도 쏘이고, 화학물질 처리도 했습니다. 저 강도 자극에서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고 강도 자극을 하자 예상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고 강도 자극에서 젊은 세포는 반응하다 죽었지만, 늙은 세포는 죽지 않았습니다. 2년 이상 같은 실험을 했습니다. 결과는 같았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노화는 증식을 포기한 대신 생존을 추구한다!’ 였습니다. 박상철 교수는 이 연구 결과를 보고 노화에 대한 인식을 확 바꿨다고 합니다. 즉 ‘노화는 죽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 이라는 것입니다. 박 교수는 노화과정을 긍정적으로 보고, 당당하게 늙음을 맞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장수의 비밀을 아는 사나이’ 라는 별명을 가진 박 교수는 세계적인 장수 과학자입니다. 그는 ‘당당한 노년을 위해 골드 인생 3원칙’을 제안합니다. 그 첫째는 ‘하자’ 입니다. 뭐든지 하면서 노년을 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장수 인들의 특징은 늘 뭐든지 한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움츠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자신이 좋아하고,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두 번째는 ‘주자’ 입니다. 자신의 능력을 사회에 봉사하고 기부하며 베푸는 것입니다. 나이가 먹었다고 받으려 하지 말고 뭔가 주려고 애쓰면 아름답고 당당한 노년이 된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원칙은 ‘배우자’ 입니다. 일반적으로 은퇴를 하는 50, 60대를 지나 적어도 30년 이상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살고 싶다면 새로운 사회와 문화, 과학에 대한 배움에 조금의 주저함이나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배우자’ 란 결혼한 상대를 일컫는 포괄적인 어휘입니다. 상대방의 성별에 따라 남편, 아내로 나뉩니다. 비슷한 말로 ‘여보(如寶)’와 당신(當身)이 있습니다. '여보'의 뜻은 한자로 같을 여(如), 보배 보(寶)입니다. 이를 풀어 본다면 ‘보배처럼 소중한 사람!’ 이라는 좋은 의미의 단어입니다. '당신'의 뜻은 한자로 마땅할 당(當), 몸 신(身)입니다. 풀어 본다면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바로 내 몸과 같다!’ 는 좋은 의미의 단어입니다. '여보'와 '배우자'의 차이점은 여보는 2인칭이고 배우자는 3인칭이라는 것이 다릅니다.배우는 것 중의 으뜸은 ‘배우자’를 잘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우자를 배우자!'라고 외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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