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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샤론 정 일리노이 주하원

박춘호

박춘호

지난 8일 실시된 중간선거를 통해 일리노이 주 최초의 한인 주의원이 탄생했다. 주 남부 노말과 블루밍턴 지역을 포함하는 91지구에 출마한 민주당 소속 샤론 정 당선자가 주인공이다. 정 당선자는 52%의 득표율을 기록해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주하원에 선출됐다. 일리노이 역사상 최초의 한인 주의원으로 탄생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정 당선자는 40년 만에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민주당 출신 주의원으로 기록됐다. 또 여성 의원으로도 지역구에서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당선자와 인터뷰를 한 것은 투표일 다음날인 9일 저녁이었다. 그는 막 3건의 언론 인터뷰를 마치고 쉬고 있었다고 전했다.  
 
투표일 당일은 어떻게 보냈냐는 질문에 자정이 가까워서 상대 후보로부터 패배 수락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패배 수락 전화는 한번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상대 후보가 처음 전화했을 때는 언론과 인터뷰 중이라서 전화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또 두번째 전화가 왔을 때는 JB 프리츠커 주지사와 통화를 하고 있어서 또 한번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번째는 정 당선자가 직접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당선자와 낙선자가 서로 패배를 인정하고 당선을 축하하는 미국 정치의 전통이 정 당선자에게도 이뤄졌다. 비공식적으로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개표 결과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더군다나 91지구는 새롭게 지역구가 편성되면서 다섯 개의 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가 분산되어 있는 관계로 집계 자체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정 당선자에게 선거 운동이 어땠냐고 물었다. 그러자 예비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유권자의 집을 직접 찾아 문을 두드리며 찾아가는 방식의 캠페인을 주로 했다고 대답했다. 예비선거 이후 3만 가구를 직접 찾았다고 하는데 이는 91지구 주하원 선거에 모두 3만5000여표가 집계된 것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짐작이 간다. 정 당선자 뿐만 아니라 주로 대학생으로 구성된 인턴들과 함께 전화도 돌리면서 지역 유권자들과 만난 것이 가장 중요한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에서 91지구는 민주당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선거구였다. 선거구 재획정 이후 노말과 블루밍턴에 있는 대학들이 지역내로 편입되면서 젊은 유권자들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에 공화당이 그동안 장악하고 있던 의석을 찾아올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크리스 웰치 주 하원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많은 선거 자금도 투여했다.  
 
사실 시카고와 일리노이 지역에서는 한인 선출직이 여럿 있었다. 현재도 현직으로 있는 홀리 김 레이크카운티 재무관, 이진 메인타운십 교육위원을 비롯한 다수의 교육위원들이 있다. 또 이번에는 예비선거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공화당 소속으로 주 검찰총장 후보로 나선 스티브 김은 이전에 노스필드 타운십 의원으로 활약했고 부지사 후보로 공화당 예비선거에 출마하면서 하면서 대표적인 한인 정치인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의회에서 한인이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다수의 아시안 선출직들이 출마했고 상당수가 당선되는 활약을 펼쳤다. 2016년 중국계인 테레사 마 주하원이 당선된 후 아시안 선출직들이 속속 배출되고 있다.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 기간 동안 일리노이를 방문했을 때 태미 덕워스 연방 상원을 비롯한 아시안계 출마자들이 다수 자리를 함께 한 사진은 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 
 
정 당선자는 한인으로 처음 주의원에 선출된 것에 대해 한인 이민 역사가 길어지고 부모 세대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자신도 음악 교육가로 길을 가다가 지역 사회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치로 연결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카운티 의원에서 주의원이 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당연히 앞으로도 한인 선출직이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사와 변호사와 같은 고소득 전문인 뿐만이 아니라 자기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고 자기와 같은 입장인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이를 하나로 묶어 낼 수 있는 정치에 참여하는 한인 젊은이들이 더욱 많아지는 것이 매우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부모 세대들이 이민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일과 가정에 집중하면서 다른 분야에는 전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면 젊은 세대는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를 가지고 있으면서 이를 더욱 확장하는 데에도 소홀하지 않기 때문에 정계 진출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 것이다.
 
그간 한인사회에서는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주의회에 전달할 때 아시안계 의원에게 기댈 수밖에 없었다. 또 한인 밀집지역을 지역구로 하는 정치인과의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하며 지한파, 친한파 정치인으로 관계를 유지했다. 이제는 한인 주의원이 탄생했기에 스프링필드에서도 한인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정확히 대변할 수 있는 창구가 생겼다. 이미 주의회에서 통과된 아시안 역사를 공립학교 역사 교과에 포함시키는 법안 등이 있다면 정 당선자가 나설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직은 어린 한인 학생들에게 한인 정치인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례가 됐다는 점이다. 정 당선자는 이를 설명하면서 자신의 딸 소식도 알렸다. 10학년인 첫째 딸이 올해 학생회에 출마해 재무로 당선됐다는 것이다. 주의회에 출마한 어머니와 학생회에 선뜻 출마한 딸은 그 어머니에 그 딸인 셈이다. 이렇게 우리 아들과 딸들에게도 샤론 정 의원의 당선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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