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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전함 미드웨이호서 본 미국의 저력

며칠 전에 가족과 함께 샌디에이고에 있는 퇴역 전함  ‘USS 미드웨이(Midway)’호를 관람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일주일 후 취역해 베트남전과 이라크전 등에 참전했던 군함이다. 1945년 9월10일 취역한 미드웨이호는 120대의 전투기를 실을 수 있는 규모다.  1992년에 임무를 끝내고 샌디에이고 항에 정박하게 되었다. 지금은 USS 미드웨이 박물관으로 2004년부터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배가 워낙 크다 보니 재미있는 기록들이 많다. 승조원이 4500명에 달하다 보니 매일 1만3000명 분의 식사를 제공했고, 1년에 8만 명의 머리를 깎았고, 하루에 500개의 파이를 제공했다고 한다. 또 일주일에 4만3000 파운드의 세탁을 했고 하루에 세탁기를 1000번씩 돌렸다.
 
배는 2000개의 구획으로 나누어져 있고 전화기 1500대가 있었으며 하루 사용하는 연료가 340만 갤런에 달했다고 한다. 총 6만9000톤의 물자를 실을 수 있었고 18개의 갑판에 배의 길이는 1001피트, 선내에는 3만개의 각종 전등이 있다.
 
 소극장에서 미드웨이 전쟁(Battle of Midway)을 관람했다. 태평양 전쟁 때 미드웨이 섬에서 일본군과 치열한 공방전 끝에 승리한 전투였다. 이 전쟁의 이름을 따서 미드웨이 호라 명명했다고 한다.
 


78년 전에 만든 이 거대한 전함을 보고 미국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고 미국이 정말로 위대한 국가임을 더욱 인식하게 되었다. 얼마 전 워싱턴포스트지에 실린 기사를 읽고 놀란 적이 있었다. 2차 세계대전 중 태평양에서 일본 전폭기의 공격을 받고 52척의 미군 잠수함이 침몰당하였는데 그 위치가 오리무중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 민간 기업체가 52척 잠수함 찾기 프로젝트를 세워서 잠수함을 찾기 시작했다. 드디어 5척의 잠수함을 찾게 되었고 그중에 한 잠수함에 얽힌 이야기가 소개됐다.  이 업체는 드론으로 수중에 침몰당한 잠수함을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드론에 카메라를 장착하여 수중 정찰을 한 것이다. 그런데 해저 1400 피트 지점에서 마침내 녹이 슨 큰 배를 발견하게 되었다. 잠수한 정면에는 ‘USS Grayback’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 기업의 대표 팀 테일러는 “80명의 해군이 수장되어있는 이 잠수함을 발견함으로써 유가족들에게 큰 위안을 안겨다 주었다. 유가족이 평생 실종된 사랑하는 자식과 남편을 가슴에 묻고 유해를 찾지 못해 슬퍼했던 아픔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감격해 했다.  
 
그 기사를 읽으며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을 테일러가 해냈다는 사실에 큰 감동을 받았다. 역사는 많은 사람이 이루어 내기보다는 위대한 몇몇 사람들에 의하여 성취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이집트의 투트왕(King Tut)의 무덤을 3000여 년 만에 발견한 영국의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도 참 훌륭한 학자이다.
 
그리고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는 드론을 만든 현대 공학 기술에도 감탄한다. 몇 해 전 미군이 이란혁명 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드론으로 사살했다는 소식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드론의 등장이 인류 역사를 바꾸고 있고 문화 전쟁 등에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미국이 세계 일등 국가로 우뚝 설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김수영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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