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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으로 자신감 프리츠커 IL 주지사 2024 대선 도전 야망

프리츠커 [로이터]

프리츠커 [로이터]

기록적인 선거자금을 동원해 재선에 성공한 '미국 최고 갑부 공직자' J.B. 프리츠커(57, 민주) 일리노이 주지사가 재선 성공을 발판 삼아 2024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9일 시카고 트리뷴은 전날 재선에서 승리한 '억만장자 진보 민주당원' 프리츠커 주지사의 당선 연설이 프리츠커 대권도전설에 힘을 실었다고 보도했다.
 
호텔체인 '하얏트'를 소유한 유대계 부호 가문 출신 프리츠커는 이 연설에서 '전사'(warrior)를 자칭하며 수년 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 우군들을 상대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프리츠커는 "트럼프 임기의 잔해를 치우며 2년을 보냈다. 그런데 수일 내 트럼프가 정계 복귀 선언을 할 예정"이라며 "소수를 제외한 공화당 정치인들은 트럼프로부터 모욕적인 별명으로 불리는 것이 두려워 국가 최대 이익을 지지하지 않는 비겁하고 소심한 이들"이라고 비판했다.
 
트리뷴은 프리츠커 주지사가 시카고 도심 호텔에서 지지자들에게 재선 승리 소감을 밝힌 것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주 2024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이고 민주당 내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재선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연설이 전국적 청중을 겨냥한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프리츠커의 의중은 그가 이번 선거의 경쟁자였던 공화당 소속 대런 베일리 주 상원 의원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 데서도 드러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베일리는 종교(기독교)와 지역에 기반을 둔 풀뿌리 후보로 전국 공화당에 미치는 영향력은 거의 없다고 부연했다.
 
프리츠커는 대신 트럼프 이름과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각각 2차례씩 언급하면서 트럼프와 공화당원들을 반유대주의, 인종차별주의자, 반이민 광신도라고 폄훼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이 그들 가운데 있는 극단주의자들을 모두 내쫓을 준비가 될 때까지 표를 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2024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나서면 그를 지원할 것이고 4년 재선 임기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거물급 후원자였던 투자사업가 프리츠커는 2018년 '미국 선거 사상 최다 개인 돈 투입' 기록인 1억7100만 달러를 쓰며 일리노이 주지사에 당선돼 오랜 공직 진출 꿈을 이뤘다. 이어 재선 캠페인에 개인 돈 1억5200만 달러를 쏟아붓고 연임에 성공했다.
 
트리뷴은 "프리츠커는 재선 캠페인 와중에 전국 민주당 후보들을 돕기 위해 '민주당 주지사 연합'(DGA) 등에 수천만 달러를 내놓아 대권 도전에 대한 추측을 부추겼다"고 전했다.
 
프리츠커는 작년 6월 메인, 매사추세츠, 뉴햄프셔 등을 찾아 민주당 주지사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다. 이어 7월에는 플로리다주 민주당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공화당 대권 후보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인종차별, 동성애 혐오, 여성 혐오를 트럼프보다는 적절해 보이는 형태로 바꿔 말하는 '얼굴 가린 트럼프'"라고 주장했다.
 
재선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프리츠커는 일리노이 주지사 선거 과정에서 공화당 후보 지원을 위해 거액을 내놓은 유명 헤지펀드 '시타델' 창업주 켄 그리핀과 시카고 사업가 리처드 우일레인을 "미국 최대 MAGA 공화당 억만장자"로 일컬으며 비난했다.
 
이 연설이 프리츠커의 대권 야망에 대해 더 많은 추측을 낳게 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프리츠커는 그런 식의 선거운동을 펼쳐 결국 성공했다"고 말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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