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상식] 은퇴준비
안전도·수익성 고려한 투자 중요
경기와 무관하게 일정 수익 유지
수백만 달러짜리 저택에 살며 최고급 승용차를 몇 대씩 갖고 호화스런 생활을 하던 P씨의 삶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회사가 자금난에 봉착하고 설상가상으로 주식투자에서 막대한 손해를 보면서부터였다.
늘 오르막길만 경험했던 P씨에게 갑자기 찾아온 위기는 큰 스트레스가 됐고 결국 자포자기의 마음으로 도박에 까지 손을 대면서 불과 3년만에 전가족이 한인타운의 아파트로 이사하는 처지에 이르게 된다.
수백만 달러의 재산을 가진 부자에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데 불과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자신은 물론이고 주위의 어느 누구도 P씨가 이런 처지에 이르리라고 상상조차 했을까. 그후로 P씨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나름대로 재기에 힘썼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암이 다시 그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결국 1년도 채 되지 않은 투병생활 끝에 P씨는 하늘나라로 떠났다.
고작 5년전까지만 해도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고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의 시선을 한 몸에 받던 그였고 그 누구도 P씨가 이토록 빨리 세상을 떠날 줄은 예상치 못했기에 가족과 친지들의 슬픔은 그만큼 깊었다.
고인의 장례식을 마친 후 가족들은 막막한 앞날을 걱정하며 유품을 정리하다 우연히 생명보험 증서를 하나 발견했다. 사업이 잘 되고 있을 때 지인의 권유로 가입해둔 200만 달러짜리 생명보험이었다.
보험에 가입하고 약 6년정도 보험료를 냈지만 이후 3년동안 형편이 어려워 보험료를 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던 생명보험이었다. P씨 자신조차도 이 보험이 이미 자동 소멸됐을 것으로 생각해 죽기 전에 가족들에게 말하지 않은 듯 했다.
하지만 설마 하며 알아본 결과 뜻밖에도 이 보험은 멀쩡하게 효력이 유지되고 있었고 가족들은 생각지도 않은 200만 달러의 보험금을 받게 됐던 것이다. 가장을 잃고 실의에 잠긴 유가족에게 이 보험금은 ‘하늘의 동아줄’이나 다름 없었다.
잘 나가던 당시의 P씨에게 월 보험료 수백 달러는 하루 용돈도 안되는 적은 돈이었지만 그로 인해 가족들의 미래가 완전히 달라지게 된 것이다.
해마다 변해가는 경제를 보면 P씨의 인생과 닮은 점이 많다. 돌이켜 보면 집만 사면 돈을 번다고 난리법석이었던 때가 있었다. 당시 은행들은 다운페이가 없어도 이자만 받고 집값을 턱턱 빌려줬고 주택 에퀴티를 뽑아 또 집을 사는 사람들도 많았다. 주택가격이 이미 소득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데도 사람들은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뒤를 이은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보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지켜봤다.
필자도 10여년전 한 유명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수익률 8% 정도의 저축성 생명보험을 권유했다가 “집만 사면 1년에 못해도 수만 달러는 버는 데 차라리 주택에 투자하겠다”며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기억이 있다.
모든 재정계획의 기본은 안전도와 수익성을 적절하게 고려해 투자를 골고루 배분하는 것에 있다. 돈 좀 된다고 해서 전재산을 한곳에 투자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경제가 잘 풀릴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한 재정계획은 의미가 없다. 경제가 잘 되든 안되든 어느 정도의 수익을 보장받고 재정적 이익과 손실을 적절히 예상하는 것이 재정계획의 기본이다.
가파른 오르막 뒤에는 가파른 내리막이 오기 마련인 데 유난히 경사가 심했던 P씨의 삶과 그보다 더 경사가 심한 요즘의 경제사정이 쌍둥이 같아 보인다.
▶문의 (213)503-6565
알렉스 한 / 재정보험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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