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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경이 그려낸 중국계의 이민 SF·액션·코미디

모든 것, 모든 곳, 한꺼번에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독창적이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또 다른 차원의 멀티버스 판타지 영화를 만들어낸 다니엘 콴/다니엘 샤이트너 감독의 감동 넘치는 가족 드라마. [A24]

독창적이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또 다른 차원의 멀티버스 판타지 영화를 만들어낸 다니엘 콴/다니엘 샤이트너 감독의 감동 넘치는 가족 드라마. [A24]

미스 말레이시아 출신의 홍콩 배우 양자경(미셸 여, Michelle Yeoh)은 성룡에 의해 픽업되어 홍콩 영화계에서 활동하다 1997년 007시리즈 ‘투모로우네버다이즈’에서 최초의 ‘소수계 본드걸’로 출연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올해 60세 양자경이 실험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인생 연기를 보인다. ‘모든 것, 모든 곳, 한꺼번에’로 번역되는 영화 제목은 이 영화가 ‘멀트버스(multiverse)’를 소재로 했음을 암시한다.  
 
멀티버스란 다른 차원의 우주 또는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시간과 공간을 의미한다. 마블시네마 같은 장르에서나 볼 수 있는, 실상과는 먼 개념이다. 데뷔작 ‘스위스 아미 맨’으로 잘 알려진 두 명의 감독 다니엘 콴과 다니엘 샤이트너는 멀티버스라는 개념을 뉴욕 중국 이민자들의 일상에 적용한다. 그리고 양자경의 연기를 통해 대단히 이색적인 SF, 액션, 코미디를 연출해낸다.  
 
20대 때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첫사랑 웨이먼드와 결혼하여 뉴욕에서 이민생활을 시작한 지 30여년. 세탁소를 운영하며 어느덧 50대에 들어선 에블린은 소원해진 남편과의 관계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다. 이 와중에 국세청은 세탁소의 세무 보고가 잘못됐다며 세탁소 영업을 못 하게 하려 하고 여전히 에블린을 사랑하지만, 허울뿐인 결혼 생활에 웨이먼드도 몰래 이혼을 준비한다.  
 
깊어만 가는 고민과 갈등으로 대혼란에 빠져있는 이 순간, 에블린은 멀티버스 안에서 수천, 수만의 또 다른 자신들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에블린(들)의 능력을 빌려와 위기의 세상과 가족을 악으로부터 구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에블린은 다른 우주에서 온 웨이먼드를 만나게 되고 멀티버스의 모든 자신들과 연결되면서 우주를 넘나드는 모험이 시작된다.  
 


결혼을 반대해 연락을 한때 끊기까지 했던 아버지에게 미국에서 사업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제대로 자리 잡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는 에블린과 아버지, 그리고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걸 인정받고 싶어 하는 딸 조이와의 세대 간 갈등은 이민 가정의 일상에 널려 있는 에피소드들이다. 용기와 지혜로 가정 내 문제를 풀어가는 에블린의 인생 승리의 감동은 양자경의 연기 덕분에 진부하지 않다. 그녀는 무술가, 요리사, 베이징 오페라 가수, 지배자의 다중 역할을 소화한다.  
 
독창적이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꿈을 꾸는 ‘자각몽’의 영역까지 들어가는 영화는 결국 감동 넘치는 판타지 가족영화로서의 감동을 전하면서 끝을 맺는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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