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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막은 축제에 한인업소 '분통'…버몬트 차단하고 핼러윈 카니발

사전 논의 없이 이틀 전 통보
주말 포함 5일 매출 타격 극심

이번 주말 LA한인타운에서 열리는 핼러윈 축제가 주변 업소들의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지면서 한인 업주들이 심각한 영업 피해를 보고 있다.
 
28~30일 버몬트 애비뉴 선상 올림픽과 피코 불러바드 사이 구간에서는 ‘올림픽 핼러윈 카니발’이 열려 이곳 도로는 지난 26일 이후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이곳에는 놀이기구들과 먹거리 장터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지난 수요일부터 도로는 전면 통제됐고 작업자들이 각종 설비를 설치해왔다. 문제는 이런 사실을 주변 업주들이 불과 이틀 전에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점이다.
 
중국음식점 신흥루의 켄 김 사장은 “지난 24일에 갑자기, 양해나 논의도 아니고 일방적인 통보식으로 카니발 행사에 관한 전단을 받았다”며 “26일부터 거리가 통제됐고 우회하려는 차량 등으로 주변 교통이 혼잡해지면서 손님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변에 노숙자도 많아 영업 방해가 많은데 카니발 행사로 또 매출이 반이나 줄어 걱정이다”며 “투고 주문이나 배달에도 지장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줄어든 매출 회복을 위해 카니발 기간 중 식당 주변에서 호객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경찰의 동의를 받아 카니발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상대로 업소를 알릴 것”이라며 “그러나 몰리는 인파로 인해 업소 주변의 크고 작은 범죄는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실제 올림픽과 버몬트의 호돌이 몰에 위치한 아이러브 보바에서는 지난주 홈리스가 창문을 부수는 사건이 있었다. 가뜩이나 홈리스가 늘어 치안이 불안하고 영업 피해도 커지는데 카니발 행사로 인해 오가는 인파가 늘면 괜한 사건·사고만 늘지 않을까 업주들은 걱정이 앞서는 상황이다.
 
인근 반찬가게인 엄마키친에서 일하는 그레이스 김씨는 “도로 통제에 따른 통행 지장으로 손님들의 불만 전화가 많다”며 “매출도 지난주 대비 30%밖에 채우지 못했다. 3일 동안 열리는 카니발 때문에 주변 업소들은 이번 주 내내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의 또 다른 직원인 엔젤라 김씨는 “한인타운의 중심 도로인 버몬트 길을 막으면서까지 왜 이런 행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한인 축제처럼 공원에서 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인근 업주들에 따르면 올림픽 핼러윈 카니발은 이전에는 맥아더 공원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한인타운의 중심 대로를 막고 열리는 것이다.
 
호돌이 몰에 위치한 포라라의 제이 김 셰프는 “이번 주 매상이 40% 줄었다”며 “주차장 입구 일부를 막아 교통 번잡에 손님들 발걸음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손님뿐만 아니라 시민들, 직원들도 다 불편함을 겪고 있는데 이런 불편을 끼치면서까지 열어야 하는 중요한 행사인지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주변 업주들은 올해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넘어가지만, 내년에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만약 같은 일이 생기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올림픽 핼러윈 카니발은 28일에 이어 29~30일 오후 2시~11시 열린다.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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