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가로수가 잘려 나간다
긴급 진단: '묻지마 벌목' 이제 그만 <상>
부동산 개발·생활 불편 이유
코리아타운의회 대책 논의
불법 제거도 많아 단속 필요
개발 붐이 일고 있는 타운에 신축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혹은 개인 및 비즈니스의 편의를 위해 오래된 거목들을 베고 있다.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의장 제이미 펜) 산하 토지계획사용위원회(PLUM)는 27일 미팅에서 최근 한인타운 지역에서 제거되고 훼손되는 가로수의 심각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제시된 안건에 따르면 윌셔 불러바드와 마리포사 애비뉴 인근(3440 Wilshire Blvd) 윌셔 불러바드와 카탈리나 스트리트 인근(689 S. Catalina St) 하버드 불러바드와클린턴 스트리트 인근(603 N. Harvard Blvd)세 곳에서 여러 그루의 가로수가 제거됐거나 제거될 예정이다. 또한 나머지 세곳(427-433 S. Normandie Ave. 760 S. Serrano Ave. 4055 Oakwood Ave.)에서는 가로수가 방치 및 훼손되거나 적절한 관리를 받지 못했다고 위원회는 지적했다.
특히 거론된 주소의 과반수는 현재 건설공사가 한창인 곳이었다. 또한 일부 주소에서는 시의 승인 없이 나무가 불법 제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의회는 올해 초부터 지역 주민들로부터 가로수 제거 및 훼손에 대한 불만 사항을 수차례 접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PLUM 위원회는 부동산 개발업체 제이미슨 서비스를 비롯해 윌셔센터 비즈니스 개발 디스트릭(WC-BID), LA도시삼림부, LA건물안전국 등 관련 시 부서를 초청해 미팅을 열고 이에 대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인타운에 신축 건물이 많이 들어서면서 건설에 방해가 되는 가로수를 제거하는 일도 많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반면, 녹지 공간이 부족하지만 새로운 나무를 심는 일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주한인건설협회 차정호 회장은 “나무를 제거하려면 LA시의 검토와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이 까다롭다”며 “보통은 LA시에서 나무를 제거할 시 더 많은 나무를 다른 곳에 심을 것을 지시한다. 하지만 새로 심는 묘목은 대체로 작다 보니 타운의 나무가 잘려 나간다고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LA시에서 가로수 등 나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 당국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
김영희 부동산 전문가는 “만약 허가 없이 불법으로 베어낼 경우 나무 가격에 벌금까지 더해 수만 달러를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무 제거를 위해선 별도의 유료 퍼밋을 신청해야 하고 제거 이유가 위험 초래, 부적합한 장소 위치, 교통방해, 주민 피해 등 합당해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이 쉽지 않아 불법적으로 베어버리는 경우도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2년 전에는 한인타운 8가와 하버드 인근 가로수 4그루가 불법적으로 훼손돼 제거되기도 했다. 인근의 한 비즈니스 업주는 “누군가 고의로 나무에 약을 넣었고 나무가 말라 죽어버리자 시 당국이 이를 제거했다”고 전했다.
당시 도시 가로수들을 관리하는 스트리츠LA(StreetsLA)가 용의자의 신원 및 범행동기를 조사했지만 파악하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제거된 나무 밑동만 드러난 채 방치되고 있다.
한편, 고사목 제거 및 교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에 따르면 지난해 LA시에 새로 심은 나무는 총 1000그루에 달하지만, 한인타운의 경우 25그루에 불과했다.
스티브 강 대외협력 디렉터는 “타운에 공간이 없어 새로운 나무를 심기가 힘들다”며 “개인 집이나 사업장은 안되고 인근에 나무를 심을 만한 공공장소가 있는 분들은 KYCC(213-365-7400)로 연락하면 가서 무료로 나무를 심어준다”고 전했다.
장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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