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서도 파리바게뜨 불매운동 확산
노동자 사망사고 안일 대처한
한국 SPS그룹에 한인 분노
“계열사 제과점 이용 말자”
한인 점주 피해 우려 시각도
한국 SPC그룹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에서 23세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사고가 발생한 뒤 한인사회에도 ‘파리바게뜨’ 등 SPC그룹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한인들은 미시USA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등에 숨진 노동자 기사 및 추모 글을 올리며 SPC그룹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비판했다. 특히 불매운동에 나선 이들은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를 특정해 연말연시 행사 때 최대한 이용하지 말자고 독려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전(한국시각)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SPL 제빵공장에서 23세 여성 노동자가 사망했다. 여성 노동자는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소스 교반기를 가동하던 중 기계 안으로 상반신이 들어가는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2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질식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했다.
작업장 사망사고가 알려진 뒤 SPC그룹의 안일한 대응은 국민의 분노를 키웠다. SPC그룹은 사고 직후 작업장을 전면 폐쇄하지 않았다. 사고 다음 날인 16일에도 사고현장을 흰 천으로 가린 채 남은 기계 2대의 가동을 곧장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SPC그룹이 직원 사망사고 직후에도 작업장 다른 기계 가동을 재개한 소식이 퍼지자, 인터넷에서는 ‘SPC는 사람보다 이윤’이라는 비판의 글과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한국 불매운동은 미주 한인사회에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지난 19일을 전후해 한인들이 자주 찾는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서는 파리바게뜨 불매운동 글이 눈에 띄게 늘었다.
미시USA 게시판 ‘피 묻은 빵, 먹을 자신이 없습니다’는 글에는 댓글 29개가 달렸다. 한 한인은 “돈에 환장한 기업이 위생적으로 (빵을) 만들었을지… 사람 잡아먹는 저런 위험한 기계로 만든 빵 등은 안 먹는 게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더는 젊은이들이 죽지 않게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는 글을 남겼다. 다른 한인은 “2인 1조로 작업해야 하는데 혼자 일하다…‘죽(는)노동을 시킨거다’”고 분노했고, 다른 답글은 “파리바게뜨 샌드위치 이제는 절대 사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파리바게뜨를 특정한 구체적인 불매운동 방법도 눈길을 끈다. 일부 한인은 연말연시 가족단위 행사가 많은 만큼 파리바게뜨 빵이나 케이크를 사지 말자는 글을 인터넷에 퍼 나르고 있다. 반면 파리바게뜨 불매운동이 자칫 가맹점 한인 점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편 21일 SPC그룹의 허영인 회장이 대국민 사과 겸 재발 방지 기자회견을 했지만, 진정성도 알맹이도 없었다며 오히려 반발 기류를 만들었다. 유가족은 직접도 아니고 보도를 통해 회장의 사과를 들었다고 안타까워했다. ‘통상적인 절차’라며 고인의 빈소에 파리바게뜨 빵을 상자째로 보낸 것도 부적절하다는 여론을 형성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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